[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중동에 대한 LPG수입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社의 ‘내맘대로(?) LPG가격 인상에 대한 브레이크 역할이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운법에 따라 LPG선을 직접 소유 및 운영하지 못하도록 규정된 제한으로 인해 북미산 셰일가스에서 생산된 LPG를 한국석유공사는 물론 E1, SK가스 등 주요 LPG수입사에서 직접 도입하지 못하는 문제를 서둘러 해결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기는 했지만 파나마 운하가 이달 26일 확장 개통하면서 사우디를 비롯해 이란, 이라크 등 중동산 LPG와 미국, 캐나다 등 북미산 LPG를 도입할 경우 가격은 물론 도입기간, 물량 등을 고려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LPG선 직접 소유 등을 통해 저렴한 LPG가격으로 자유롭게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적 규제에 대해 정부가 서둘러 개선하지 않는다면가 농어촌을 비롯해 도서벽지 등 서민층이 주로 사용하는 LPG가격이 저렴해질 수 있는 현실적 장애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셰일가스VS중동산 LPG도입 여건은?
오는 26일 파나마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약 45~50일 안팎 소요되던 북미산 LPG도입 기간이 약 30일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종전보다 도입기간이 15~20일 짧아질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파나마운하가 개통하기전 북미 셰일가스 LPG를 도입하려면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도입해야 됐던 E1, SK가스 등 국내 LPG수입사는 LPG선 운항 고정비 및 이용료 등은 물론이고 도입 과정에서 국제 LPG가격과 환율 변동 영향으로 LPG도입에 따른 리스크가 적지 않았었다.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LPG수요가 당초 전망치보다 증가율이 주춤하고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초과수요 현상에 직면하게 되면서 중동산 LPG가격의 아시아 프리미엄이 주춤해지고 북미산 셰일가스 LPG수입 필요성이 그렇게 높지 않았었다.

하지만 중동산 LPG가격이 하향 안정화 현상을 보이면서 국제 LPG가격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환율과 CP변동에 따른 셰일가스 LPG를 도입하더라도 리스크가 크게 줄면서 북미산 셰일가스 LPG도입량이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반면 중동산 LPG는 국내에 도입하는데 통상 18일 안팎이 소요되고 선박 운임 및 LPG가격을 고려했을 때 부담해야 할 고정비 부담이 높지 않았다.

이 때문에 비록 북미산 셰일가스 LPG가격이 낮더라도 이들 LPG수입에 따른 효과가 크지 않아 직접 수입보다는 트레이더를 통해 스팟(일시적인)성 구매 형태로 LPG를 수입했던 것이 일반적이었다.

■북미산 셰일가스 LPG가격 인상 억제시켰나?
중동산 LPG수입 의존도가 낮아지는 대신 북미 셰일가스 등 LPG수입선이 다변화되면서 사우디 아람코社의 맘대로(?) LPG가격 인상이 억제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없지 않지만 배럴당 14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50달러 밑으로까지 떨어졌고 환율도 안정되면서 유가에 연동되는 국제 LPG가격이 떨어지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2008년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설 당시 국제 LPG가격은 톤당 1,000달러를 넘지 않았는데 불구하고 2012년에는 유가가 2008년에 못미칠 때에도 중동산 LPG가격이 3월들어 프로판 1,230달러, 부탄 1,180달러로 치솟은 바 있다.

한마디로 말해 유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LPG가격 인상을 통해 보전하는 아시아 프리미엄 현상이 절정에 달한 시기로 풀이되며 이후 초과 LPG공급과 수요 감소, 셰일가스 LPG생산량 증가를 촉발시키면서 국제LPG가격의 하향 안정화 현상에 기폭제 역할을 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산 LPG 국내선 얼마나 도입했나?
미국의 엔터프라이즈사로부터 LPG를 도입하기 시작한 E1과 SK가스, 석유공사 등이 북미에서 2014년 수입한 LPG는 37만톤에 불과했다.

이후 중동과 북미산 LPG가격에 차이가 발생하면서 한화토탈을 비롯해 E1과 SK가스가 지난해 수입한 북미 LPG는 134만4,000톤으로 급증했고 올해에도 88만톤에 달해 지난해를 넘어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

물론 해운법 등에 따라 LPG선을 독자 보유 및 운영할 수 없어 해운선사를 통해 먼저 LPG선 임대 가능 여부 타진을 통해, 또 직접 구매하기보다 트레이더 등을 통한 스팟성 물량을 구매해 국내에 도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북미산 LPG수입은 SK가스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LPG를 기반으로 한 프로필렌 공장인 SK어드밴스드에서 필요로 하는 물량을 조달하고 30%를 웃도는 시장 점유율에 걸맞게 산업체, LPG충전소 등 거래처에 LPG를 공급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3년에 못미치는 기간동안 164만5,000톤에 달한다.

비록 북미산 LPG 도입량이 증가하고 중동에 대한 LPG수입 의존도가 낮아지기는 했지만 국내 LPG가격을 낮추는데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는 의문으로 남고 있다.

국내 LPG가격은 환율과 매달 결정되는 국제 LPG가격을 토대로 싱가포르 현물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 LPG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