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요금 인상? 몰라요" 경기도 교통국 간부 거짓말 '들통'
도의회, '허위 보고' 간부 문책·징계 요구…과태료 조례도 개정 검토
【수원=뉴시스】이승호 기자 = 경기도가 택시요금 8.79％ 인상을 추진하면서 경기도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에 거짓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두 차례나 요금인상 관련 용역과정을 점검하고 "보고받은 내용이 없다"고 한 것인데, 도의회는 명백한 '의회 우롱'이라며 해당 간부의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29일 경기도와 도의회 등에 따르면 도 교통국 관계자는 이달 18일 도의회 건설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2016년 택시 운임 및 요율조정 운송원가 검증용역' 내용을 묻는 조광명(더불어민주당·화성4) 의원의 질의에 "용역 과업지시서에 중간보고회를 안 한다고 해서 진행 내용을 모른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용역은 착수보고와 수시보고, 최종보고를 하게 돼 있는데, 도는 왜 수시보고를 받지 않았느냐"고 재차 추궁했고, 담당 국장대신 과장(서기관)이 발언석에 나와 "용역기간이 짧아 중간보고회를 하지 않았다. 최종보고회를 해야 (용역) 내용을 안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당연한 수시보고를 단 한 번도 받지 않았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직무에 문제가 있다"고까지 지적했지만, 담당 과장은 "(중간보고를 받지 않아)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하지만 담당 과장의 이런 답변은 거짓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올해 4월29일 택시 요금 검증용역 착수보고회를 한 뒤 6월13일과 이달 11일 두 차례에 걸쳐 중간 점검회의를 했다.
이때 택시 요금 인상 요인이 타당하다는 중간보고를 받았고, 2차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인상 요율도 제시됐다. 인상을 위해 운행 거리와 시간을 조정한다는 세 가지 방안이 나오기까지 했다.
도는 그러면서도 도의회에 "전혀 용역 내용을 모른다"고 거짓으로 보고한 것이다.
이에 발끈한 도의회 건교위는 상임위 차원에서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우선 용역 결과와 진행 과정 등의 구체적인 자료를 도에 요청했다.
도의회 건교위는 이를 토대로 교통국장과 과장의 문책과 징계를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행정사무감사나 조사 때만 적용하는 집행부의 위증이나 증언 거부에 따른 처분 조례를 개정, 도의회 회의 전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는 집행부가 위증이나 정당한 이유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고발이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한편 도는 지난해 10월 도내 일반·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이 공동으로 용역해 제출한 택시요금 조정(인상)안에 대해 검증한 용역 결과를 27일 받았다.
용역 결과에는 현행 요금보다 8.79％ 인상하는 안이 담겼다.
조 의원은 "용역 수시보고는 규정에도 받게 돼 있는데 받지 않았다고 대놓고 거짓말하는 공무원을 처음 봤다. 상임위 위원들이 교체됐다고 무시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조례를 개정해서라도 공직자의 거짓말 행태를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도 관계자는 "중간 점검회의를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담당 과장이 과업지시서 상에 별도로 열지 않는다고 했던 중간보고회로 착각해 잘못 답변한 것 같다"고 했다.
|
조직기구표 
HOT Menu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