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관리자
ㆍ작성일	2016/08/25

ㆍ조회: 2401

울산, 불경기에 개인택시 면허 가격 천정부지
울산, 불경기에 개인택시 면허 가격 천정부지

1년새 20% 상승 9800만원대 거래… 기업체와 달리 정년없어 수요높아


▲ 남구 삼산동 화합로 일원 택시 정류장에 줄지어 늘어서 있는 개인 택시들. 김미선 기자

“번호판 살려고 대출이라도 내야 할 상황이에요. 가격이 하루아침마다 치솟고 있어 살 수 있을런지 모르겠네요.”

영업용 택시 운전자 김모(45)씨는 개인택시 면허 이야기에 한숨부터 내쉬었다. 면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르는데 경쟁자도 늘면서 면허를 살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태다.

불황의 그늘이 짙어지면서 나이에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는 개인택시 면허(속칭 ‘번호판’) 가격이 치솟고 있다. 불과 1~2년전만 해도 8천만원 중반대에 거래되던 시세가 현재 1억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18일 울산지역 택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8천만원~8천5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던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현재 9천800만원으로 올랐다. 1년여만에 20% 이상 급등한 상태다.

개인택시 면허는 기존의 면허 소지자로부터 사고파는 형태로 거래된다. 지난해부터 개인택시 번호판을 사려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지만 공급자인 기존 면허 소지자들이 번호판을 내놓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

자격요건도 완화되면서 영업용 택시 무사고 운전 경력 3년이면 개인택시 면허를 살 수 있다. 이런 탓에 매물이 나오자마자 팔릴 정도여서 수요자들은 개인택시 번호판을 ‘없어서 못 구하는’ 실정이다.

한 개인택시 운전자는 “울산은 번호판이 1억원 이하로 거래되고 있어 다른 도시 대비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인근 거창, 거제, 마산 등 경남지역의 개인택시 번호판 거래가격은 1억1천만원을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상승하는 데는 불황과 함께 다른 일자리를 택하는 것 보다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경제 전문가들과 업계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이 주장은 택시업계에 전해지는 경기와 택시면허 가격은 반비례한다는 통설로도 입증되고 있다. 경기가 좋으면 택시기사를 하려는 사람이 줄어들지만, 경기가 나빠지면 택시면허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속설이다.

번호판 매매 관계자는 “번호판 값이 오르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 불균형을 이뤄서 그런 것”이라며 “면허를 소지한 사람들은 안정됨을 위해 혹은 시세가 더 오를 것에 대비해 팔지 않는 반면 수요자들은 많아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인택시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운전은 누구나 손쉽게 할 수 있고, 일반 기업체와는 달리 ‘정년’이 없어 건강하다면 70대까지 일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한만큼 벌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들어 각광받고 있는 직업 중 하나다.

개인택시 면허를 기다리고 있는 한 택시 운전자는 “영업용 택시는 3교대 하면서 일해도 손에 들어오는 건 한달 에 많아야 200만원 남짓”이라고 밝혔다.

개인택시를 30여 년간 운영하고 있는 70대 운전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한 달에 20일 일하는데 400만원 수익을 올린다”면서 “오래된 노하우가 쌓인 것도 있지만 부지런하면 이정도 돈은 벌 수 있는 게 개인택시”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내 나이(70대)에 일할 수 있는 곳이 어디있겠냐. 그런 점에서 노후 대비책으로도 좋은 직업”이라며 “건강상의 이유로 운전대를 놓아야 할 경우 번호판을 팔면 노후자금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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