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6000억원대의 담합 과징금을 받고 이에 반발해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LPG업체들이 공정위의 의결서 발송 지연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

22일 E1, SK가스,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 등 6개 LPG업체들은 공정위로부터 담합행위에 대한 의결서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공정위 내부 규정상 전원회의에서 과징금 규모가 결정되면 40일 이내에 의결서를 작성해 해당 업체에 발송하도록 되어 있다. 이 규정대로라면 의결서는 지난 1월까지 전달됐어야 한다. 공정위는 지난해 12월 2일 전원회의를 열고 국내 LPG업체들이 담합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6689억원을 부과하고 검찰고발했다.

업체들은 공정위의 LPG담합 과징금 부과 결정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 의결서를 접수하는 즉시 행정소송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이다.

E1은 지난해 경영실적에 담합관련 과징금을 이미 반영했다. E1 측은 "기업 회계상 공정위의 담합 관련 과징금 1894억원을 선반영해 지난해 1402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지난 2월 이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면서 "워낙 과징금 규모가 크기 때문에 올해 기본적인 투자 등 경영 전반에 대한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공정위 의결서가 업체에 전달되면 발송 시점 이후 60일 이내에 과징금을 먼저 납부해야 한다. 의결서가 발송돼야 업계에선 금융권 대출 등 자금 마련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 납부 방법을 고심하게 된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도 "행정소송도 진행해야 하는데 만약 소송에서 승리해도 통상 돈을 돌려받으려면 3년은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측은 LPG 담합에 대한 의결서 발송은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40일 이내 발송`이라는 내부 규정이 있기는 하지만 강제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사안의 중대성에 따라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경제적 분석과 법률적 부문을 고려해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