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LPG 주유소 가격이 1000원에 근접하고 있다.
휘발유에 비해 매우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혹자는 지난해 LPG 가격담합을 통해 수천억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국내 LPG 공급사가 과징금을 부과받자, 이를 벌충하고자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과 택시 기사를 상대로 쥐어짜기를 시작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난 6년 동안 소비자의 권리를 무시하고 부당하게 이익을 취한 거대기업들의 행태가 사실이라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무시와 정부지원 제도의 왜곡은 LPG기업들이 평소 내세운 ‘윤리경영’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었다. 반성하고 자숙하는 기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가격인상으로 대응하는 것은 옹졸한 대책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LPG 가격에 대해 미심쩍은 얘기가 많았던 게 사실이다.
우선 정부가 세제 개편을 하면서 휘발유 가격의 50% 수준까지는 유지시켜 주겠다고 했는데, LPG 가격이 기준선을 추월했을 때 과연 어떤 조처를 취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주유소는 같은 지역이라도 가격 차이가 많이 나는데, LPG 충전소들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다.
수입업체 한 군데를 제외하고는 주유소와 충전소의 브랜드가 거의 정유사와 일치하는데, LPG의 유통과 가격결정 구조가 휘발유와 크게 다르다는 것은 수상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LPG 중 수입이 60%이고 국내 생산이 40%라면, 최종 판매가격은 휘발유보다 더 다양해야 할텐데, 그렇지 못하다.

LPG 가격결정 방식이 지금 같아서는 곤란하다.
국내 수요·공급량에 따라 시장가격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고, 체결된 수입원가 기준도 아닌 어정쩡한 기준으로 통하던 시대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LPG 가격은 오름 폭의 속도와 크기에 타당한 요인이 있어야 하고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
LPG 인상 탓에 대기업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의혹을 산다면 ‘윤리경영’을 외쳐봐도 소용없다. 정부도 LPG에서 세금을 할인해 주겠다던 좋은 뜻이 훼손돼 에너지정책 왜곡에 일조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