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GM대우 신차 없어 맥 못 춰…업계, 구전보다 경제성 마케팅에 중점

쏘나타·K5, 중형 택시 시장도 석권

2010년 06월 15일 11시 03분

중형차 시장이 활짝 열렸다. 르노삼성차의 SM5가 첫 스타트를 끊은 이후 현대차의 ‘쏘나타’와 기아차의 ‘K5’가 시장 주도권을 놓고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에는 중형차 시장 패권을 잡기 위해 쏘나타와 K5는 신차 출시 시점부터 ‘움직이는 광고판’인 영업용 택시 차량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택시 한 대를 파는 것은 승용차 10대를 파는 것과 맞먹는다는 말이 있다. 택시가 이곳저곳을 누비며 움직이는 광고판 역할을 해주기도 하지만 택시 기사들이 ‘이 차 괜찮더라’고 던지는 말 한 마디가 실제 구매 모델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기아차 영업사원들은 K5가 출시도 되기 전에 서울 대형 택시업체에 시승용 차량을 선보이면서 택시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형차 시장에서 쏘나타를 뛰어넘은 K5가 택시 시장에서도 쏘나타를 뛰어넘을 기세다. 기아차는 신형 ‘K5’에 ISG(Idle Stop &Go) 시스템을 장착한 택시를 선보였다.

ISG 시스템은 차량 정차 시 엔진 가동이 자동으로 멈추고 출발 시 엔진이 재가동되는 시스템으로 연료를 6∼10% 가량 절약할 수 있다.
기아차 측은 도심 주행이 많은 영업용 차량이 ISG 시스템을 장착,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어 택시 업계로부터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차는 당분간 로체와 K5를 동시에 영업용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쏘나타, 택시 시장 부동의 1위

그러나 아직까지 택시 시장에서는 쏘나타가 1위를 달리고 있다.
올 들어 택시 업계에 새로 팔린 차량 10대 중 6.5대가 현대차의 ‘쏘나타’인 셈이다.

‘쏘나타’의 택시 시장 점유율은 2008년 60.6%, 2009년 61.5%로 매년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쏘나타는 ‘정비하기 쉬운 익숙한 차’를 선호하는 법인택시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기아차는 올 1~5월 4064대를 판매해 점유율 24.4%를 기록했다. 모델별로는 ‘로체’가 3862대, ‘K5’가 202대다.

기아차가 택시 시장에서 인기를 모으는 이유는 한 마디로 경제성이 탁월하다는 점 때문이다. 기아차가 내세우는 마케팅 전략이 가격과 경제성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쏘나타보다 5% 가량 저렴한 가격에 중량이 낮고 연비는 좋아 최근 수입이 줄어 고민하는 택시 기사들에게 인기다.

또한 기아차는 20% 선에 머물고 있는 개인택시 점유율을 올리기 위해 개인택시 기사들을 대상으로 ‘로체배 전국 축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기아차의 택시 시장 확대 전략에 심기가 불편한 건 한 지붕 아래 함께 있는 현대차다. 택시 시장 2위인 기아차의 입장에서는 판매를 늘리기 위해 1위인 현대차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르노삼성·GM대우 감소세

르노삼성의 ‘SM5’는 1628대가 팔려 점유율 9.8%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736대(11.0%)보다는 소폭 줄어든 규모다. SM5는 택시 시장을 효율적으로 공략해 재미를 본 대표적인 모델이다. 개인택시 기사들의 구전 마케팅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모델이다.

이 방법으로 SM5는 ‘중형차는 쏘나타’라는 공식을 깨고 잔 고장 없고 괜찮은 차라는 이미지를 심는데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요즘 르노삼성은 택시 시장에서 점유율 10%를 밑돌며 3년째 내리막이다. GM대우 ‘토스카’는 272대 판매로 점유율 1.6%에 그쳤다. ‘토스카’의 택시 시장 점유율은 2008년 4.3%까지 달했지만 지난해 1~5월 2.5%로 감소한 이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조윤성 기자 coo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