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SK가스와 E1 등 LPG 수입업체가 2월분 LPG 가격 인상을 결정하려던 순간 정부 공문이 긴급히 전달됐다.
공문 제목은 `2011년 2월 LPG 가격 관련`이다.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등 유관기관과 협의한 끝에 지식경제부가 총대를 메고 2월분 LPG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는 다섯 줄짜리 짧은 글을 보낸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공문에서 "최근 LPG 국제가격 급등 영향으로 2월분 국내 LPG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예상되나 서민층과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2월에는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미인상분을)3월 이후 분산해서 반영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해 달라"고 덧붙였다.
LPG업계는 이 같은 공문을 받아들고 적잖이 당황했다. 국제 LPG 가격이 사상 최고치지만 지난 1월 지경부 입김에 국내 LPG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느라 한 달 동안 300억원 적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2월에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LPG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2월분 가격을 동결했다. 이로써 업계는 두 달 동안 600억원의 손실이 쌓이게 됐다. LPG가격으로 보면 200원 정도 인상요인이 생겼다.
이에 따라 LPG업계는 3월부터는 기필코 LPG가격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더구나 앞서 2009년 말 공정위에서 담합과징금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6689억원을 부과받은 터라 재무구조도 나빠진 상태다. 이와 관련해선 소송을 진행 중이다.
LPG업계 관계자는 "3월부터 LPG 가격 미인상분을 무조건 반영할 것"이라며 "다만 봄이 오면 국제 LPG 가격이 떨어질 텐데 (미인상분을 반영하느라)국내 LPG 공급가격을 내리지 않는 부분을 국민이 이해해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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