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1/03/28

ㆍ조회: 4094

멈춰 선 경차택시

“수익금 적다” 멈춰 선 경차택시

ㆍ성남시 작년 시범운행 22대 중 절반가량 주차장에

ㆍ강릉 4개월 만에 중단, 인천·원주·평창은 도입 포기

ㆍ승객들 요금 싸 선호…활성화 위해선 지원책 필요

“다들 운행을 안하려고 해요. 돈벌이가 안되거든요.”(운전기사)

“요금이 싸서 탈 만합니다. 좀 불편하기는 해도….”(승객)

고유가 사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성남시가 전국 최초로 시범 운영 중인 경차택시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차택시는 배기량 1000㏄ 미만으로 값싼 요금과 적은 연료비 등이 장점이다. 그러나 택시회사와 운전기사들은 수익금 감소 등을 이유로 운행을 기피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차택시를 도입했다가 중단한 곳까지 생겨나는 등 정착에 진통을 겪고 있다.

◇ 운전기사는 ‘기피’, 승객은 ‘선호’ = 27일 성남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2월부터 22개 택시회사에 1대씩 모두 22대의 경차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절반가량은 회사 주차장에 세워두거나 업무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운전기사들이 수익금 감소를 이유로 운행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경차택시 기본요금은 일반택시(2300원)의 77.3% 수준인 1800원. 주행요금도 187m당 100원으로 일반택시(144m당 100원)보다 싸다. 대신 수익금은 적을 수밖에 없다. 일반택시의 경우 사납금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7만~8만원을 벌지만 경차택시는 3만~4만원에 불과하다.

택시기사 김영철씨(47)는 “똑같이 10시간 일했는데도 (일반택시보다) 돈벌이가 훨씬 적은데 누가 경차택시를 몰겠느냐”면서 “돈벌이도 문제지만 차가 작아 3~4시간가량만 운전해도 피로가 쉽게 쌓여 사고위험이 높은 탓에 대부분의 기사들이 운전을 싫어한다”고 말했다. ㅇ운수 관계자는 “경차택시는 한마디로 ‘애물단지’ ”라면서 “기사들이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로 타지 않아 공차로 놀리는 날이 허다하다”고 말했다.

반면 경차택시를 타본 승객들의 반응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일반택시에 비해 실내공간이 비좁고, 운행 차량 대수가 적어 불편하지만 요금이 싸기 때문이다. 주부 문명희씨(42)는 “요금이 싸서 좋은데 운행하는 택시가 별로 없어 이용하기가 어렵다”면서 “운전석 옆자리는 앉기 힘들 정도여서 좁은 공간도 문제”라고 말했다.

이런 사실은 성남시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간 한국경제조사연구원에 의뢰해 경차택시 회사·운전기사·이용객 등 198명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이 조사에서 일반택시와 비교할 때 회사는 38.2%, 운전기사는 11.2%가 수익이 적고 운전기사의 피로감이 높아 운행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이용객들은 전체 응답자 가운데 64.6%가 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앞으로 계속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82.8%로 나왔다. 이유로는 저렴한 요금이 79.8%로 가장 높았고 호기심이 11.6%로 그 다음이었다. 운행대수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89.3%로 나타나 증차 필요성이 제기됐다.

◇ 보조금 등 대책 시급 = 강원 강릉시는 지난해 4월 성남시에 이어 두번째로 경차택시 2대를 도입했다가 4개월 만에 운행을 중단했다. 운전기사들이 수익금이 적다는 이유로 운행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시기에 경차택시 도입을 적극 검토했던 인천시·원주시·평창군 등도 포기하거나 시행을 보류한 상태다.

이들 지자체는 경차택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요구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에너지 절약과 교통요금 절감 차원에서 도입했지만 시장 논리로는 더이상 존속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경차택시는 고유가 시대의 유류비 절감과 CO2배출량 감소 등 여러 가지 긍정적인 효과가 있지만 택시회사나 운전기사에게 안정적 수익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운영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표명하고 있다. 경차택시는 다른 일반택시와 마찬가지로 ‘대중교통’이 아니라서 지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경차택시는 장려해야 할 사항으로, 지원책이 요구되는 것은 맞지만 그런 인센티브 제도는 결국 예산과 직결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 “어떤 활성화 방안을 찾을 수 있는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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