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1/07/27

ㆍ조회: 4979

서울시 "GPS 설치 지원, 12월부터 전액관리제 단속"

택시 개혁안 발표 이후 움직임
"임금 인상분만 年 1500억원 4대 보험료·퇴직금도 올라"
서울시 "GPS 설치 지원, 12월부터 전액관리제 단속"

"황당합니다. 그렇게 서울시에 (택시업계가) 어렵다고 했는데 기본요금은 안 올려주고 오히려 부담만 지우고."

지난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교통회관 내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사무실. 이날 50여개 서울 택시회사 대표들은 사무실에 모여 긴급회의를 가졌다. 택시 회사 대표들은 "서울시에서 법으로 못 박아두니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따르지만, 대책이 안 선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이날 긴급회의가 열린 것은 오는 2014년까지 사납금제 대신 월급제(전액관리제)를 정착시키겠다는 서울시의 '택시개혁 종합대책'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서울시는 택시들이 하루 평균 10만6000원 정도의 사납금을 내야 하는 규정 때문에 무리한 곡예 운전을 하거나 승차거부를 한다고 보고 사납금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내놓았다. 이미 법으로 정해져 있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하면 택시기사들의 월급이 평균 30만원 올라가고 시민들에 대한 서비스도 향상될 것으로 서울시는 보고 있다.

택시회사 대표들의 긴급회의는 1시간 넘게 이어졌지만 참석자들은 결론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1991년부터 택시회사를 운영해온 이모(63)씨는 "사납금제가 없어지면 택시기사들에 대한 관리비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임금이 인상되면 4대 보험료, 퇴직금 등 부대비용도 오르기 때문에 회사가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서울시에서 재정적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실행하기 어렵다"며 "택시업계 현실을 외면한 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시가 서비스 질을 높이고 택시 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사납금을 폐지하고 월급제를 도입한다는 개혁안을 발표, 택시 회사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사진은 26일 서울 택시회사 차고지에 주차된 택시들. /이명원 기자 mwlee@chosun.com

그러나 서울시의 택시 개혁안이 나오자 택시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예전에 1~2개월에 한 번 열리던 구별 택시조합 회의가 서울시 발표 이후 지역에 따라 매주 열리고 있다. 택시 회사 대표들은 서로 어떻게 할 것인지 정보를 교환하는 일도 많아졌다. 연일 치솟는 LPG 값으로 인한 유류비 인상에 대한 대책도 의견을 교환했다.

이런 가운데 택시기사들은 "안정적인 월급제가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발표를 대체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30년간 택시운전을 한 배이석(60)씨는 "사납금이 없어지고 월급제가 되면 확실히 도로에서 무리하게 과속하는 기사들이 사라질 것이다"라며 "월급제가 되면 도시근로자 같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5년째 택시를 몰고 있는 김성현(42)씨는 "사납금제에서는 매일 부담에 시달려 다른 손님을 태워야겠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월급제가 되면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명용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승차거부를 줄이고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근로자 처우개선이 우선이다"라며 "12월부터 단속 수위를 높여 그동안 정착되지 못한 전액관리제를 확대해 택시기사의 임금을 버스기사의 7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택시업계에서는 여러 차례 시도됐던 전액관리제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서울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월급제로 인한 임금 인상분만 감안해도 1년에 15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며 "서울시가 재정지원에 대한 계획만 발표하고 구체적인 지원책이 없어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90여대의 택시를 운영하는 택시회사 대표 장모(58)씨는 "90년대에 전액관리제를 시도했지만 두 번 정도 시도하다 실패했다"며 "노사간 신뢰가 중요하며 성과급 지급 시 수익분배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에 대한 논의가 제대로 이뤄져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장정우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이미 각 업체의 택시운행 관리에 필요한 차량 GPS 장치, 디지털운행기록계 설치 지원을 하고 있다"며 "2014년까지 전액관리제 완전 정착 과정을 목표로 노사정협의회를 구성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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