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업계에 복수노조가 우후죽순 생기면서 회사노조(Company Union)로 추정되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택시노련(위원장 문진국)과 민주택시노조(위원장 구수영) 등 택시노동계는 복수노조 허용 석 달째인 4일 현재 택시업계에 194개의 새 노조가 생긴 것으로 파악했다. 택시노련 소속 125곳, 민주택시노조 소속 29곳에 신규노조가 설립됐다. 상급단체가 없던 노조에서 분화한 노조가 30곳, 신규노조 등 기타노조가 10곳이었다.
택시노동계는 이 중 사용자가 지배·개입해 회사노조를 설립하거나 기존 노조의 탈퇴를 강요한 혐의가 매우 짙은 21개 사업장을 고용노동부 관할지청이나 부당노동행위 신고센터에 신고했다. 상급단체를 거치지 않고 단위노조나 개별 조합원이 직접 신고한 곳도 있어 부당노동행위로 신고된 택시업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부도 노동계가 신고한 사업장 중 하나인 경북 소재 한 택시업체 대표이사를 최근 부당노동행위로 입건했다. 복수노조와 관련해 사용자가 새 노조 설립을 주도 혹은 특정노조 탈퇴를 강요한 사실이 드러난 첫 사례였다.
김성재 민주택시노조 정책국장은 “사용자가 노골적으로 노조 탈퇴를 강요해 신고했는데, 노동부 조사로 혐의가 사실로 밝혀진 것”이라며 “조합원 제보나 자체 조사를 통해 추가로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택시노련은 복수노조가 생긴 사업장 중 20곳을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에 신고한 상태다. 사용자가 개별면담 등을 통해 신규노조 가입을 유도하거나 기존 노조의 탈퇴를 종용했던 경우가 다수였다. 신규노조에 기존노조보다 넓은 사무실을 제공하는 등 각종 편의를 봐주거나, 사용자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조합원에게 구형차(택시)를 지급하는 등 배차에서 차별적 대우를 한 곳도 있었다.
김태황 택시노련 조직국장은 "새 노조(복수노조) 절반 가량이 회사노조로 추정되지만 이 중에서 가장 혐의가 짙은 20곳을 골라 노동부에 신고한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새 노조를 만들어 교섭권만 확보(조합원 과반수)한다면 최소 2년간은 사납금 인상 등 노사교섭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있어 회사노조 설립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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