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택시회사와 지정충전소간 거래의혹 경찰수사
"차고지 줄게"‥택시社-충전소 '꼼수 거래' 있나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대전 지역 일부 택시업계와 가스 충전소 간 '복마전 거래'가 수면 위로 드러날 조짐이다.
일부 택시업계가 특정 충전소를 이용하는 대가로 차고지와 사무실 부지를 헐값에 임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에 대해 수사기관의 칼끝이 맞춰지고 있다.
27일 대전시에 따르면 최근 리베이트 문제가 불거진 일부 택시업계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수사의 범위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더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 수사는) 차고지와 사무실 부지 임대 문제도 포함하고 있다"며 "몇 개 업체를 먼저 조사한 뒤 대전 시내 76개 택시회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대전 시내 4개 업체는 차고지와 사무실 부지가 충전소 바로 옆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서구의 한 가스 충전소 바로 옆에는 2개의 택시 업체가 나란히 사무실을 두고 있었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면허기준 시행규칙을 보면 택시운송사업자는 자기 소유의 차고가 있어야 하며, 차량 1대당 13∼15㎡의 부지를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돼 있다.
다만, 다른 사람이 소유한 토지를 2년 이상 임대해 차고로 쓰는 것은 예외로 두고 있다.
의혹의 불씨는 택시 업체와 충전소가 '특수한 관계'라는 점에서 지펴지고 있다.
실제 문제가 된 택시회사에서 일했다는 A(53)씨는 "그동안 동료 택시기사 모두 차고지 바로 옆 가스 충전소만 이용해왔다"고 말했다.
A씨는 "시내를 다니다 보면 거리가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스 충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때는 빈차로 오더라도 회사 옆 충전소까지 와서 충전하고 가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유롭게 충전소를 이용해야 하는 데 특정 업소만 이용하다 보니 수익 배분 문제 등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해당 택시회사 측은 펄쩍 뛰고 나섰다. 한 업체는 대전시의 조사가 이미 끝난 마당에 왜 또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이미 몇 개월 전 시에서 사람이 나와 조사를 다 끝냈다"며 "왜 이런 의혹이 자꾸 생기는 지 정말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는 유성구 쪽에 부지가 있지만, 시에서 인근 지역을 개발한다고 해서 3년 전부터 '울며 겨자 먹기'로 나와 있는 상황"이라며 "잠시 이곳에 있는 것일 뿐 충전소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부당 거래 내역을 조사, 단속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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