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최초로 경차를 택시로 운영해온 성남시가 정부 차원의 특별한 지원이 없으면 경차택시를 접겠다는 입장 정리해 주목된다.

성남시의 경차택시는 지난 2010년 2월 22개 택시회사에 한 대씩 22대의 999㏄ 차종으로 시작했는데, 만 2여년 만에 가부간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것이다.

성남시의 이같은 판단은 택시운영 주체인 택시업체와 택시운전자 모두 경차택시에 대한 비판적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먼저 택시업체 입장을 들어보면, 뭐니뭐니 해도 사납금이 줄어들어 업체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경차택시 요금을 일반 중형택시와 같이 할 수 없기 때문에 중형택시 요금의 77% 수준으로 책정했는데, 그나마 이 택시를 부르는 콜 숫자가 갈수록 감소해 시민들이 거의 찾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니 택시 대다 수입금이 뚝 떨어져 차량 가격을 제외하고는 제비용 대비 수익이 중형택시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는 얘기다. 쉽게 말해 손해 보는 장사를 어떻게 할 수 있느냐는 의미다. 이는 업체로써 당연히 주장할 만한 것이다.

반면 운전자들 입장에서도 경차택시는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대당 수입금이 떨어지니 사납금을 낮춰줘도 이를 맞추기 힘들고, 그나마 하루 종일 핸들을 잡아야 하는 운전자 입장에서 작고 기능이 떨어지는 차체는 운전 피로를 가중시켜, 한마디로 힘만들고 돈 안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치고 이 같은 형태의 근로를 반길 이가 없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아무리 지방정부가 경차택시를 권해도 업계에서 노사가 한 목소리로 '되지 않는 일'이라고 항변할 만 하다.

중앙정부도 경차택시의 이 같은 현실적 애로를 알고 있는 눈치다. 그러나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 또한 비록 차체는 작지만  저렴한 요금으로 택시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했을 때 일정한 승객이 존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정부가 경차택시에 대한 매력을 완전히 던져버리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사실, 대도시지역 특정 수요에 맞춘 틈새시장으로써 경차택시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이 마저도 택시 노사 모두가 반대하면 현실화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도입해 운영하기 위해서는 뭔가 지원방안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침 정부가 연구과제로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는 소식이다. 택시 노사가 반갑게 받아들일만한 지원방안과 합리적 운영체계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