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2/08/27

ㆍ조회: 1963

서울시 택시개혁 지지부진

인구 1000만의 도시 서울의 택시와 버스, 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다. 대중교통이 멈추는 순간, 거대 도시 서울의 순환계도 동시에 정지된다. 서울의 생명력이 사라지는 셈이다. 서울타임스는 매일 수백만의 시민들이 일터로, 집으로 이동하는 수단인 대중교통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본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안전한 대중교통의 비전을 그려보고자 한다.


▲전국의 택시업계가 6월 20일 자정부터 24시간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서울 양천구 모 택시회사 차고에 운행을 중단한 택시들이 서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9일 정부가 이르면 올 하반기 택시와 버스 등 대중교통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이와 함께 서울시도 현재 2400원인 택시 기본요금을 조만간 3200원까지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토해양부와 서울시는 이를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그동안 대중교통요금을 2~3년 주기로 인상해 왔던 점에 비추어 볼 때 늦어도 내년 초 택시요금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요금 인상 외에 종합적인 택시 산업 개선 정책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정책 개선을 통해 요금인상 부담을 최소화하고 업계와 종사자, 시민 등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는 밑그림이었다.

중장기 택시종합개선대책 어디로

서울시는 1년 전인 작년 7월 “서울 택시 산업의 문제점을 대수술해 나가기 위해” ‘서울시 최초’의 중장기 택시종합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 택시종합 개선대책은 2014년까지 시행한다는 목표로 대대적으로 준비됐다. 주요 내용은 ▲수익금전액관리제 정착 통한 임금체계 개선 ▲시계 외 할증요금제 부활·요금체계 다양화 및 요금제도 개선 ▲고급형·심야전용·예약 등 택시 다양화 ▲택시 서비스 평가 강화로 서비스 경쟁 유도 ▲장기목표 7만대 수준으로 감차 추진 ▲공공형 택시 시범 운영 ▲전기택시 등 친환경 택시 도입·LPG사용 의무 폐지 ▲공동차고지 확보·택시타워 건립 ▲택시전담기구 설치 검토 등 6개 분야 36개 과제였다.
그러나 시의 택시 개선 대책 추진이 지지부진하면서 실효성 없는 대책만 먼저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더딘 수익금전액관리제 정착

시는 택시 문제의 핵심이나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수입금전액관리제를 정착시키고 임금체계를 개선해 버스 노동자 급여 수준의 70%로 맞추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택시 종사자의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시는 사납금제도 개선을 위해 2013년 상반기까지 수입금전액관리제를 정착시키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년 여가 지난 현재 추진은 더디기만 하다. 수익금전액관리제의 정착을 위해선 수입의 투명한 관리가 필요해 택시에 디지털운행기록기를 장착하기로 했다.
이건 법적 의무사항이기도 하다. 시는 예산을 확보하고 무료로 법인 택시는 올해 말까지, 개인 택시는 내년 말까지 장착을 완료할 계획이다. 그러나 사업자들이 디지털운행기록기 장착을 꺼려 쉽지만은 않다. 수입금 현황이 다 드러나기 때문이다.
또 사업자의 미장착과 편법 운영에도 마땅한 규제 장치가 없는 상황이다. 시청 관계자는 “사업주와 협약 등 모든 역량을 동원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지만 결국 사업주의 ‘양심’에 기대야 하는 상황으로 시의 바람대로 2013년 상반기까지 수익금전액관리제가 정착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따라 택시 산업 종사자의 처우개선도 미뤄질 수 밖에 없게 됐다.

택시 평가, 업계 반발로 ‘주춤’

시계 외 요금 할증 부활은 됐지만 택시 유형별 요금체계 다양화는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시계 외 요금 할증으로 시민의 부담만이 늘었다. 요금체계 다양화도 ‘아직 검토 중’으로 구체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시청 관계자는 “요금 다양화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며 수익금전액관리제가 정착된 뒤에 가능한 정책들로 구체적인 진행시키지는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택시 서비스 평가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시는 올해엔 기존의 평가 제도를 폐지하고 고객만족도 조사를 했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역시 택시 업계가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 이용자의 가장 큰 불만인 ‘승차거부’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으나 의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택시 감차는 업자가 알아서

시는 점진적으로 택시를 감차해 7만대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택시가 수요보다 공급이 너무 많은 포화상태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택시 감차는 택시 사업주와의 이해 관계가 걸려있어 난항하고 있다.
택시 업주(개인택시 사업자)들은 감차시 대당 약 7000만 원 정도는 지원해줘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른바 ‘번호판값’은 보상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 입장에서는 택시 업주의 요구는 난감하다.
요구를 수용하기로 어렵고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시민의 세금이니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야 하므로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시는 이는 국토해양부 지시 사항으로 국토부에서 지원해주면 모를까 시 차원에서는 예산도 없고 지원하기도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공형 택시 회사 설립은 언제?

시는 모범적인 운영으로 새로운 택시 경영 모델을 만든다는 취지로 ‘공공형 택시 회사’ 1개 설립를 검토했다. 공공형 택시 회사는 공공성을 강화해 고급서비스 제공, 택시업체의 제반 비용에 대한 표준원가, 적정 임금 수준 제시 등으로 택시 업체 경영의 새로운 모델을 만든다는 구상이었다.
시는 2013년에 1개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 공공형 택시 회사 설립은 용역 발주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2013년 회사 설립이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마곡지구에 설치를 검토했던 공동차고지 개발과 하나의 건물에 정비소·차고지·운전자 복지시설·택시정보센터 등을 두는 ‘택시타워’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택시 타워 추진은 현재 작년 계획 발표에서 진전된 것이 없다.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고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서울시는 예산과 실현성을 고려하지 않고 추진하겠노라고 대대적으로 발표했었다. 작년 서울시가 대대적으로 발표·추진했던 택시 개선 대책은 시계 외 요금 할증 말고는 지지부진함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원배 기자 c21wave@seoultime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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