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꼬박 일해도 한 달 손에 쥐는 월급은 많아야 100만원 안쪽이에요. 일일 사납금에 밥값, 가스 값을 부담하고 나면 하루 일당은 2~3만원. 이것도 그나마 손님이 좀 있을 때 얘기고 요즘 같은 경기에는 회사 사납금 채우기도 빡빡합니다.”

신천동 삼미시장 앞 환승장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모(38)씨. 개인택시라도 받아볼 요량으로 택시업계에 뛰어든 지 8년차. 앞으로도 4년을 무사고로 운행해야 개인택시 면허 취득 최소 자격이 가능해 힘들어도 버티고 있다.

하지만 김 씨는 요즘 같아선 정말 택시운전을 그만 두고 싶다. 초등생, 유치원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김 씨는 택시기사라는 직업이 기본적인 최소 생활을 충족시켜 줄 수 없는 힘든 직종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아내와 맞벌이로 가계를 꾸려가는 김 씨 부부는 개인택시 취득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며 힘든 나날을 견디고 있다.

9월말 현재 시흥시 관내 법인(회사)ㆍ개인택시는 총 1,303대. 이 중 법인택시가 3개 회사에 275대이고 개인택시가 나머지 1,028대를 차지하고 있다.

법인택시는 J운수가 121대, Y교통이 102대, M교통이 52대를 운행하고 있고 여기에 종사하는 기사는 J운수 221명, Y교통 157명, M교통 51명 등이다.

택시기사란 직업이 힘들고 개인택시도 예전처럼 메리트가 없어 최근에는 이직이 잦아 M교통처럼 기사가 절대 부족해 차량이 차고지 신세를 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시흥 관내 3개 법인택시의 사납금은 회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J운수는 주야 동일하게 7만8천원, Y교통은 주간 7만6천원 야간 8만2천원, M교통은 주야 7만3천원으로 동일하다.

법인택시 회사는 주야 기사들에게 연료(LPG 가스)를 20ℓ씩 지원해주고 있고 그 외 추가적인 연료 공급은 기사 개인 돈으로 보충해야한다.

물론 회사든 기사든 간에 자치단체로부터 유가보조금(ℓ당 221원)을 지원받고 있지만 기사가 1일 200㎞를 운행한다고 할 때 회사로부터 지원받은 연료이외 개인 돈으로 약 8천 원 가량을 추가 부담해야 한다.

가령 Y교통 주간 택시기사들이 하루 10만원을 벌 경우 사납금 7만6천원, 연료비 8천원, 밥값 1만원을 제외하고 손에 쥐는 돈은 겨우 6천원뿐.

그나마 작년까지만 해도 오전 10만 원 이상 찍는 날이 많았는데 요즘은 겨우 밥 먹는 시간 빼고 핸들서 손 뗄 시간 없이 돌아 다녀도 10만원 찍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법인택시 기사들의 꿈인 개인택시도 지난 2009년 말 면허 취득 분부터 상속ㆍ매매가 금지되면서 예전만큼 인기가 없고 시들해져 기사들 이직이 잦고 운수종사자로서 사명감이나 서비스 질도 저하되고 있다.

“한 달에 100만원 벌기도 힘든데 LPG 가격은 계속 오르고 요즘은 불황이라 택시도 잘 타지 않아 승객은 갈수록 줄어 신세한탄과 한숨만 늘 뿐입니다.”

정왕동 이마트 앞 환승장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어느 기사의 넋두리가 고달픈 일상에 웃음을 잃은 택시기사를 대변하는 듯했다.

이희연 기자/j5900@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