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의 대기업 ‘팔 비틀기식’ 물가안정 정책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지난달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동결한 LPG 가격을 3월에 분산 반영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E1과 SK가스 등 LPG 업체들은 이달 말 정하는 3월 국내 LPG 가격 결정을 앞두고 고심 중이다. 이달 초 kg당 100원 안팎의 인상요인이 있는데도 정부가 공문을 통해 LPG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하자 업체들은 나중에 분산반영하기로 하고 값을 동결했다.
업계는 내심 미반영분을 3월부터 반영할 작정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업계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통상 LPG 가격은 공급사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가 매달 정하는 국제 LPG 가격과 환율의 영향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아람코가 국제 LPG 가격을 프로판은 t당 115달러 인하된 820달러, 부탄은 110달러 내린 810달러로 각각 결정했다. 이에 따라 kg당 130원 정도의 가격 인하 요인이 발생했다.
업체들의 환차손과 부대비용 상승을 감안하더라도 인하요인이 생긴 것만은 분명하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에 반영하지 못한 인상분을 3월에 올리면 ‘국제가격은 내려가는데 국내가격을 올린다’는 불만여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호한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자동차 연료로서 LPG의 인기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집계한 유종별 자동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LPG 자동차는 244만4482대로 지난해 말 244만3575대에 비해 907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지난해에 이어 지속적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 890만7069대로 49.6%의 점유율을 보였던 휘발유차는 1월 말 현재 896만5766대가 등록돼 1월 한 달 동안 5만8697대가 새로 늘었다. 경유차는 1월 말 현재 652만130대로 집계돼 1월 한 달 동안 3만6707대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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