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 2009-08-01 09:03 [앵커멘트]

택시기사들이 받아야 할 부가세 감면분 가운데 상당액을 택시회사가 챙기고 있다는 사실, 전해드렸는데요.

이 돈을 택시기사들이 받지 못하는 속사정이 있었습니다.

권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택시회사의 부가세 경감액은 기사들의 몫이지만 이 돈을 받는 건 녹록치 않습니다.

경감액을 제대로 지급하라고 회사에 항의하면 곧바로 보복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허은주, 택시기사]
"회사에서는 타고 있던 차 배터리를 다 빼버리고 배차도 하지 않고, 이번에 새 차 배정이 됐는데 배정하지도 않고."

노동자 편이어야 할 노동조합 역시 힘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회사가 노조위원장과 몰래 합의해 경감액을 보험금 등 회사 운영비용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김 모 씨, 택시기사]
"전혀 활동도 하지 않고 얼굴도 알 수 없는 그런 사람을 14년 간이나 노조위원장 자리에 연임시켜서 각종 합의서에 서명 날인하게 해서..."

현금 지급이 의무화돼 있지만 정부 지침 형태여서 법적 강제력이 약한 것도 원인입니다.

회사가 착복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더라도 회사가 소송으로 시간 끌기를 하면 기사들은 도중에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정병인, 천안아산 경실련 사무국장]
"시민단체라든지 외부의 제 3의 기관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으면 상당히 권익 찾기에 한계가 있는 것이죠."

때문에 감독을 철저히 하고 관련법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녹취:이정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그것이 현금으로 제대로 지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 국세청과 국토해양부가 관리감독을 훨씬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택시회사의 세금을 깎아줘 기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기존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후속대책 마련이 절실합니다.

YTN 권민석입니다.

 

 

 

 

입력시간 : 2009-07-06 05:19 [앵커멘트]

 

박봉에 시달리는 택시기사들을 돕기 위해 정부는 지난 1995년부터 택시회사에 부가가치세를 깎아주고 이 돈을 기사가 갖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자그마치 1조 원이 넘는 감면액이 기사에게 지급되지 않은 채 상당액이 사라졌는데도 정부는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권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4년, 전국민주택시노조가 개최한 집회에서 택시기사 조경식 씨가 분신했습니다.

정부가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쓰라고 깎아준 택시회사들의 부가가치세 경감액이 기사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이듬해부터 부가세 경감액을 기사들에게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택시회사에 지침을 내렸습니다.

지난해말 국회는 불황을 감안해 올해부터 부가세 경감률을 종전의 50%에서 90%로 대폭 올려주기로 했습니다.

법대로라면 택시기사들은 매월 10만 원 안팎의 부가세 경감액을 월급과 함께 받아야 합니다.

현실은 어떨까.

택시기사 김 모 씨는 지난 한 해 동안 회사에서 부가세 경감분이라며 현금 대신 쌀 6포대만을 받았습니다.

올해 1분기에도 회사는 늘어난 부가세 경감액에 대한 설명 없이 또 쌀 2포대만을 지급했습니다.

[인터뷰:김 모 씨, 택시기사]
"2009년도에 인상이 됐으면 나머지를 쌀로 더 주든가 아니면 나머지 금액을 부가세를 지급을 해주든가 해야 하는데 그것도 없고..."

최 모 씨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부가세 경감액을 단 한 차례도 받지 못했습니다.

또 올해 초부터는 회사가 일부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기 시작했지만 경감액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인터뷰:최 모 씨, 택시기사]
"지급된 그 금액을 회사에서 어떻게 산정했는지 저희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많은 기사들이 불평 불만이 굉장히 심합니다."

경감액을 제대로 주지 않은 사실을 인정한 택시회사 대표는 이런 일이 업계에 만연해있다고 털어놓습니다.

[녹취:택시회사 대표]
"실질적으로 다른 회사 같은 경우는 안 주는 데도 있고, 안 주는 데가 더 많아요. 지금 1월부터 5월까지 준 회사 거의 없어요."

상황이 이런데도 관리감독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이듬해 6월까지 택시업계가 감면받은 1,173억 원 가운데 부정 사용으로 단속된 금액은 2억 1,000만 원, 0.1%에 불과했습니다.

[인터뷰:김남균, 국토해양부 대중교통과 사무관]
"인력 등 행정력이 부족해서 부당사용이 발생할 여지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부당사용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습니다."

지난 1995년부터 지난 2007년까지 택시업계는 매년 수백억 원씩 모두 1조 610억여 원의 부가세를 감면받았습니다.

부가세 경감률 조정으로 올해는 600억 원 이상의 추가 경감액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이 받아야 할 이 돈이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인해 택시업체의 배만 불리고 있습니다.

YTN 권민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