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 4110원보다 5.1％ 인상된 4320원으로 결정됐다.

월 단위로 환산하면 주 40시간(월 209시간)사업장은 90만2880원이고, 주 44시간(월 226시간) 사업장은 97만6320원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일 오후 8시부터 전원회의를 개최, 노동계 안과 경영계 안을 놓고 협상을 계속하다 3일 새벽 최임위 공익위원들이 내놓은 중재안 5.1% 인상률로 표결했다.

경영계가 5% 미만을 주장하면서 9명의 경영대표위원이 퇴장한 가운데 공익위원과 노조 측 위원 18명만 참석, 16명 찬성, 2명 반대로 가결됐다.

노사가 동수로 추천한 위원 18명과 공익위원 9명 등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게 돼 있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이 5.8%로 경제지표가 개선됐고,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임을 고려해야 한다는 노동계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공익위원들이 5% 이상 인상률을 조정안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협상 역시 최저임금 결정 법정 시한 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협상 초 노동계는 올해 4110원보다 26% 인상된 5180원을 제시했고, 경영계는 올해와 같은 4110원으로 동결해야 한다고 맞섰다.

노동계는 지난해 경제위기 등을 이유로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2.75% 인상에 그친 만큼, 올해는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 최소한 인상률이 한자릿수 후반대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중소기업의 경영난을 이유로 들어 동결을 고집했다. 전체 임금 근로자의 약 15% 정도인 220만 명이 최저임금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을 대폭 올리면 중소 사업주들을 범법자로 양산할 뿐이고 노동 시장의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8차례 전원회의를 통해 이견을 좁혀나가긴 했지만, 시한을 넘긴 2일 밤까지도 노사는 각각 18%와 1% 인상률에서 물러서지 않아 17%포인트 차이가 났다.

밤샘 마라톤 협상 끝에 경영계 4%대, 노동계 6%가량의 인상률을 내놓았지만, 여기서 한치도 물러나지 않아, 결국 최임위 공익위원이 나서 표결에 붙였다.

문형남 최저임금위 위원장은 "노사 양측의 의견이 극단적이라 합의하기가 어느 때 보다 어려웠다"면서 "노동계는 개선된 경제지표 등을 근거로 인상을 요구했고, 경영계는 중소사업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말했다.

이어 "막판까지 진지하게 협상에 임한 노사 양측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경영계가 표결하지 않고 퇴장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노동부 장관은 이날 결정된 안을 내주 고시해 근로자 대표와 사용자 대표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을 10일 이상 주고서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