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가 12월 충전소 공급가격을 단 1∼2일 만에 하향 조정했다. 경쟁 관계인 정유사들이 가격 인상폭을 낮췄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인상폭을 줄일 수 있었음에도 뒤늦게 재조정한 셈이다. E1과 SK가스는 지난 2일부터 12월 LPG 공급가격을 당초 가격보다 낮췄다고 4일 밝혔다. E1의 경우 프로판가스는 ㎏당 1367원, 부탄가스는 ㎏당 1760원으로 바꿨다. 지난달 30일 E1은 프로판가스 가격을 지난달보다 ㎏당 99원 올린 1409원, 부탄가스는 ㎏당 106원 올린 1781원(ℓ당 1040.1원)으로 결정해 충전소에 통보했다. SK가스도 지난 1일 LPG 공급가격을 프로판가스는 ㎏당 88.83원 오른 1399원, 부탄가스는 ㎏당 95.54원 인상한 1771원(ℓ당 1034.26원)으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하루 만인 지난 2일부터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를 각각 ㎏당 58.43원, 85.54원씩 올린다고 물러섰다. 수입가격, 환율, 각종 세금, 유통비용을 감안해 제품가격을 결정해 충전소에 통보하는 LPG 수입업계가 당초 가격을 바꾼 것은 드문 일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LPG값까지 올라 서민 부담이 늘었다는 비난이 일자 슬며시 가격을 내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SK가스 관계자는 "당초 환율 등 불가피한 인상요인이 있어 결정한 가격"이라며 "하지만 경쟁 관계인 정유사 가격을 감안해 어쩔 수 없이 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S칼텍스는 이달 충전소 공급 LPG가격을 11월에 비해 프로판가스는 ㎏당 86원, 부탄가스는 82원 올리는 데 그쳤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