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에 웃돈만 7400만원"

"등록 택시를 7만대로 유지해야 하므로 면허를 무작정 내줄 순 없습니다." (서울시)

개인택시 면허 발급을 두고 개인택시 면허 대기자와 서울시와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시 개인택시면허대기자 추진위(대기자 추진위) 회원 40여명은 11일 종로구 혜화동 서울시장 공관 앞에서 개인택시 면허 발급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불법 운행으로 취소된 940여대의 개인택시 면허를 13년 이상 무사고 근속 법인택시 근로자에게 발급해달라는 주장이다.

대기자 추진위는 지난 2009년부터 시장 공관과 시청을 오가며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서울시내 길가에 늘어선 택시의 모습

면허 대기자들이 이처럼 분통을 터뜨리는 이유는 서울시가 지난 1999년 7월 이후 개인택시 면허 발급을 사실상 중단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대중교통 우선 정책에 따라 2000년 이후 시 등록 택시 수를 7만대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1999년 3600대의 개인택시 면허 발급 신청을 받아 그 해 말 500대의 면허를 일괄 발급한 후 2002~2004년 매년 1000대의 면허를 신규 발급했다.

2005년부터는 연간 70~80대의 신규 면허를 발급하고 있다.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의 수는 지난 4월 말 기준 7만2355대로 법인은 255개 업체 2만2851대, 개인택시는 4만9504대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교통 처리량은 지난해 말 기준 6.2%에 머물러 사실상 사양산업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 영업 중인 택시 기사들도 돈벌이를 못 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개인택시의 수를 늘려줄 수는 없다"고 전했다.

반면 대기자 추진위는 서울시가 신규 면허 발급을 중단해 개인택시 면허 양도에 프리미엄이 붙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현재 개인택시 면허 양도 프리미엄은 7400만원 수준이다. 영업용 택시를 3년 이상 운행하는 등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추면 구청에서 인가 절차를 밟아 개인택시 면허를 양도받을 수 있지만 프리미엄이 만만치 않다는 것. 차 값까지 고려하면 개인택시를 몰기 위해 1억원 이상 필요하다는 게 대기자 추진위 측의 설명이다.

김광오 대기자 추진위 총무는 "법인 택시는 한 달에 180만원 정도 벌지만 개인 택시는 한 달에 400만원 가까이 벌고 있다"며 "법인택시를 몰아선 처자식을 먹여 살리기도 빠듯한 상황에서 서울시는 무작정 개인택시 면허 발급을 중단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택시 시장도 신규 진입과 퇴출이 있어야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며 "무사고 경력 등이 검증된 택시 운전사들이 개인택시 시장에 진입하면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오세광 서울시 택시면허팀장은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개인택시 면허를 발급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당분간 현재의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