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멘트>

택시기사들을 상대로 불법 대부업을 일삼은 조직폭력배 출신 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최대 900%가 넘는 이자를 받으며 협박도 일삼아 채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고순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직 폭력조직원 37살 김 모씨의 사채 일수 장부입니다.

장부에는, 사채를 쓴 사람들의 금액과 매일 갚은 내 역이 날짜별로 표시돼 있습니다.

김씨는 사채업 등록 없이, 택시기사들이 주로 모이는 당구장에 불법 사채 사무실을 차린 뒤 급전이 필요한 택시기사들에게 목돈을 빌려줬습니다.

<녹취> 김 00/(불법 대출 피의자) : "20만 원만 빌려달라, 카지노 가고 싶다. 심지어는 생활비 없다고 생활비 대주고.."

지난해 5월부터 최근까지 강원도 원주지역에서 김씨로부터 불법 사채를 쓴 택시기사는 71명.

김씨는 이들에게 1억 3천여만 원을 빌려주고 382%에서 최대 927%의 이자를 받아 챙겼습니다.

<인터뷰> 김석기(원주경찰서 지능팀장) : "택시기사들이 사납금을 못 채우거나, 수입이 변변치 않을 때 소액 대출로.."

돈을 갚지 못할 경우 협박하고 집이나 사무실로 찾아가 폭력을 일삼았습니다.

지난 3월에는 800만 원을 갚지 못해 협박에 시달리던 60대 택시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녹취> 불법 사금융 피해 택시기사 : "일을 못하면, 회사에 입금은 입금대로 갖다줘야 하니까 밀려가고, 독촉은 독촉대로 받고 악순환이죠."

경찰은, 주범 김씨를 대부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사채 자금을 빌려준 최모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