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0/08/10

ㆍ조회: 2392

정부가 택시 성범죄 공포를 조장한다(?)

정부가 택시 성범죄 공포를 조장한다(?)

'성범죄자 택시운전 금지 개정안' 문제 ‘봇물’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영구히 택시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그 실효성에 대한 논의도 없을 뿐더러 자칫 택시를 성범죄의 온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국토해양부(이하 국토부)가 지난달 1일 성범죄자에 대해 영구적으로 택시운전을 하지 못하게 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데 따른 것이다.

현행법상으로는 강도, 살인, 성범죄 등 강력범죄, 마약관련 범죄 등의 죄를 짓고 금고이상의 형을 받은 자는 2년간 택시기사로 취업할 수 없다.

이에 국토부는 이 법안을 더 강화해 성범죄자는 영구히, 그 외 범죄는 기존 2년에서 5년동안 택시기사 취업을 제한하는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는 이 법안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다산인권센터 박진 활동가는 “특정직업 자체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그 기준이 과연 무엇인지 의문”이라며 “이것은 성범죄에 대한 감정적 차원의 정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따.

박진 활동가에 따르면 이런 보복성 정책들로 인해 성범죄 전과자들이 택시운전을 못하게 된다면 과연 성범죄가 없어질 것인가도 의심스러울뿐더러 실제 성폭력의 80% 정도는 지인들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

실제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지난해 상담통계를 살펴보면 성폭력 사건의 85%는 아는 사람에 의해 발생했으며 모르는 사람에 의해 발생한 성폭력은 10.7%에 불과했다.

이에 여성단체들은 이 법안이 대책으로서의 가치가 있는지 여부와 성폭력 유발론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여성민우회 이선미 활동가는 “현재 정부 정책들이 가해자를 배제시키는 방식의 강경대책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정책들이 능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실효성에 대한 고민도 없이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선미 활동가는 “성폭력 문제는 하나의 직업군으로만 논의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데도 단기적인 대책이 나오고 있다”며 “이는 택시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해 밤에 택시를 타는 것은 위험하니 알아서 조심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선미 활동가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폭력 가해자들은 범죄를 저지를 때 사후 어떤 처벌을 받는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기 때문에 이 법안 역시 예방적 효과가 없다.

또한 이 법안으로 인해 성범죄가 발생했을 시 왜 위험하게 밤에 택시를 타느냐는 통념이 강화될 수 있어 자칫 짧은 치마가 남성의 성욕을 자극했다 류의 ‘성폭력 유발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성폭력상담소 역시 택시를 위험한 공간으로 인식시킨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김두나 활동가는 “이 법안은 택시기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택시는 위험한 공간이고 그러니 여성은 밤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는 분위기를 조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두나 활동가는 “하지만 이 법안은 실제 내가 해당 여성이 됐을 경우 성범죄 전과자가 운전하는 택시를 탈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인권차원에서의 괴리가 존재하고 있다”며 “이 법안이 성범죄자에 한해 특정직업군을 제한할 만큼 효과가 있을지 사회적 논의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법안을 입법예고한 국토부는 국회를 통과하기 전까지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간이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안에 대해 각 관련단체들이 여러 의견을 제기하고 있어 법제처를 통해 이런 의견들이 반영될 것”이라며 “정부 입장에서는 성범죄자들에 의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이런 정책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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