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동부(웅상)지역 한 택시회사가 폐업을 예고한 가운데 노동조합이 체불 임금 해결과 위장매각 중단, 고용 승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웅상택시는 오는 9월 1일 자로 폐업한다고 운수종사자에게 통보하고 현재 해고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웅상택시분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웅상지역에서 운행하는 유일한 택시회사로 온갖 특혜를 받아왔고 전국에서 제일을 자랑하는 운송수입금으로 택시노동자 피를 빨아온 것도 모자라 택시기사들이 2019년 4월 18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체불 임금을 달라고 하니 폐업 운운하며 노동자를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웅상택시를 비롯한 전국 대부분 택시 사장들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을 무시한 채 불법적인 형태 정액 사납금제를 강행하면서 노동탄압과 회유로 소정 근로시간을 단축해 해마다 인상된 최저임금을 편법으로 피하고 저임금·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택시노동자 실질임금을 상습적으로 갈취해왔다"고 덧붙였다.

분회는 웅상택시가 대법원 판결에 맞춰 체불 임금과 지연이자를 청산하기는커녕 협동조합에 위장매각해 임금 채무를 면하고 자본금을 빼돌리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다른 웅상택시기업노조를 내세워 협동조합 설명회를 여는 등 채무 면탈을 위해 협동조합으로 위장매각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분회는 "폐업을 빙자해 노동자를 겁박하고 탈법적 협동조합을 구성해 매각하려는 생각을 용서할 수 없고 양산시는 법과 원칙에 따라 폐업 신고를 즉시 수리할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웅상택시는 양산지역 5개 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택시 58대를 운행하고 인구 10만 명에 달하는 동부지역 유일한 회사다. 이 회사에서는 웅상택시분회 소속 조합원 20여 명과 웅상택시기업노조 조합원 50여 명이 일해왔다. 사측은 이들에게 경영난을 이유로 폐업과 해고를 통보했지만 아직 시에 정식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다.

/이현희 기자 hee@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