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사납급’ 인상 움직임에 종사자들 허탈
“종일 운전해도 요금 인상 이득 체감 못해”
사업주 “업체들 경영난, 인상효과 함께 나눠야”

　광주지역 택시 기본요금이 지난 1일부로 1000원 인상됐지만 운수 종사자들은 수입 향상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이같은 상황에서 일명 ‘사납금’이라 불리는 ‘월 기준금’ 인상까지 거론되면서 운전사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월 기준금은 20만 원 선인데, 사업주들은 현재 인상을 전제로 그 폭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운전사들은 “요금 인상의 수혜자가 종사자가 아니라 택시업계”라고 볼멘소리다. 경영난에 시달리는 택시업계도 할 말 많은 눈치다. “택시업계들도 모두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인상된 금액을 전부 근로자에게 다 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하소연했다.

　13일 광주시와 지역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 기본요금이 2019년 1월 500원 인상된 3300원에서 4년 만에 1000원이 올랐다. 이에 따라 현재 광주지역 택시 기본요금은 중형택시 4300원, 모범·대형승용택시는 1200원이 오른 5100원이다. 거리·시간당 요금은 기존 체계 그대로 유지된다.

　하지만 택시 기사들은 이번 요금 인상이 달갑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법인택시 종사자들이 더 심하다. 사업주가 요금 인상과 동시에 운수 종사자들 부담인 월기준금(옛 사납금)을 올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난 2020년 1월 운수종사자가 일정 수입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회사가 임금을 깎는 사납금 제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전액관리제’(월급제)를 법제화했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이름만 바뀐 사납금 제도가 존재한다. 현재는 월 기준금, 성과급 산정 기준금 및 운송 수입금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택시 요금이 인상되자 결국 ‘사납금’ 도 들썩이고 있다.

　A 법인택시 운수종사자는 “4년 만에 올랐다는 택시요금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면서 “똑같은 거리를 운행해도 기존요금에 1000원만 추가된 정도여서 아직 큰 실감도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사납금이라 불리는 월 기준금으로, 요금 인상과 함께 오를 것으로 보인다”면서 “거리와 시간당 요금은 그대로인 상황에 딱 1000원 오른 것인데 월 기준금까지 올라버리면 택시 기사들은 정말 남는 게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택시업계의 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사납금 제도가 이미 폐지된 지 오래지만 다른 형태로 여전히 운영되고 있으니 운수 종사자들이 힘들어해서 떠나는 것 아니겠느냐”며 따져 물었다.

　또 다른 법인택시 운수종사자도 “승객당 +1000원씩 받는다면 30명 태우면 3만 원 더 수익을 얻게 되는데, 실제 택시기사들에게 돌아가는 금액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면서 “하루 종일 운전해도 요금인상에 따른 이득이 없다면 요금 인상이 무슨 의미냐”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택시업계도 할 말이 많다.

　문홍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광주본부 의장은 “월 기준금은 최저임금이 오르면 동시에 함께 올라갈 수밖에 없다. 모든 소득이 올라가면 4대 보험 등이 인상되는데 택시업계는 무슨 돈으로 임금을 지급할 수 있겠느냐”면서 “최소한으로 인상하고 최대한 근로자들에게 지급하는 게 노동조합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월급을 주는 기준선은 6대 4로, 6은 근로자의 몫 4는 택시업계의 몫으로 배분하기 때문에 근로자들에게 일부는 돌아가는 구조”라면서 “택시요금만 올라가고 근로자에게 임금 반영이 안 된다는 건 잘못된 말이다. 택시업계도 재정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인상된 금액을 전부 근로자에게만 줄 순 없지 않겠느냐”며 하소연했다.

　이번 1000원 인상된 금액을 가지고는 택시업계의 경영난과 열약해지는 운수종자의 처우 개선이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광주시가 시민 부담을 덜기 위해 이 같은 요금 인상을 했다면 택시 관련 종사자들을 위해서는 생계지원비를 지원해 주거나 현실적으로 적합한 요금 체계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시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건 없다”면서 “현재는 택시 이용률이 대학생들의 방학 등의 이유로 줄어들었지만 향후 수익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