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전 40년만에 이런 가격은 처음이야!”
-연료비 부담과 수입감소를 가장 염려해
-가스값인상에다 승객줄어 이중고 호소
-법인택시는 가동률 저하와 1인1차 증가
 

택시용 연료로 사용되는 LPG자동차부탄 가격이 이달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택시현장은 술렁였다.  LPG가격은 서울지역 충전소 기준으로 리터당 1167원(서울 대성산업(주)동부충전소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6월 1143원을 넘어 1200원대에 다가선데 이어 두달 연속 94원 가량이 올랐다.

더구나 앞으로도 사상 최고치를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택시업계의 반발은 갈수록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LPG가격이 사상최고치를 기록해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택시업계 현장을 지난주말 찾아가 이들의 얘기를 직접 들었다.

이들은 LPG가격 인상여파로 ▲ 수입감소에 따른 운행시간 증가 ▲ 운행시간 증가에 따라 사고가능성 증가 ▲ ‘빈민택시’로 전락 ▲ 빈차 귀로에 따른 시계운행 부담과 기피 ▲ 대기영업 증가 또는 공차거리 증가 ▲택시근로자 추가수입감소와 입금액 부담가중 ▲법인택시 가동률 저하와 1인1차 증가 등을 꼽았다.

△ 개인택시
지난 4일 일요일 오후 3시경 서울시개인택시사업조합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복지강남LPG충전소<사진> 휴게실 앞 자판기.

자판기에서 커피나 음료수를 뽑는 개인택시기사 여러명에게 LPG가격인상에 대해 묻자 이 중 일부 기사는 이 물음을 회피하거나 짧은 답변에 그쳤으나, 2-3명은 최소 10분이상을 할애하며 LPG가격 인상영향이나 대책 뿐 아니라 택시문제에 대한 불만과 문제를 쏟아냈다.

이들은 먼저 LPG가격인상에 대한 경제적 부담과 수입감소를 가장 많이 호소했다.

개인택시 경력 40년에 60대라고 밝힌 전용관(안산시 수암동·강남지부 소속)씨는 “개인택시 운전 40년만에 이런 (LPG)가격은 처음이야”라며 “한분야에서 40년을 종사했으면 다른 곳 같으면 존경과 대접을 받을텐데 택시를 40년했다고 하면 비웃는다. 시내버스운전을 하려고 해도 이젠 나이가 먹었다고 받아주질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승객이 적고 공차거리가 많은 날은 10만원 벌이에 5만원이 LPG값”이라며 “연료값이 싸 손님이 나올만한 곳에 대기하다보면 무인단속카메라에 찍히니 성질만 더러워진다”고 한숨을 쉬었다.

개인택시 7년차라고 밝힌 김대국(57·광주시 퇴촌면)씨는 “작년 연말에 통장에서 연료값이 80만원가량이 빠져나갔는데 2월말에는 100만원 정도가 나가 놀랐다. 보통 오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일하는데 열심히 일할수록 연료가격 부담이 더해진다”며 “더 큰 문제는 경기침체탓인지 손님이 없는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대식(64)씨는 “책임질 자식 1명이 있어 하루 16-17시간 일하다보면 연료값만 6만원 이상이 나온다”며 “오늘처럼(일요일) 승객이 없으면 더 돌아다니게 돼 연료만 더 먹는다”고 말했다.

이에대한 대책에 대해서는 요금인상을 비롯 정부의 지원확대, LPG독점적 공급구조변화 및 연료다변화, 감차 등이 공통적으로 언급됐으나 세부적으로는 의견이 엇갈렸고 특히 요금인상에 대한 관심과 의견이 많았다.

먼저 요금인상은 LPG가격인상을 반영해야하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었으나 소폭인상과 대폭인상 의견으로 나뉘었다.

대폭인상은 제도적 지원과 연료다변화의 경우 당장의 대안이 될 수 없기때문에 LPG인상폭 등을 요금에 반영해야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뤘다.

김씨와 이씨 등 이날 만난 대부분의 개인택시 기사는 “LPG가격이 인상된만큼 택시요금에 반영해야 한다”며 나머지는 정부의 지원으로 보완해 택시가 정상화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이었다. 반면 소폭인상은 승객감소가 우려되는만큼 정부의 지원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전씨는 “승객의 이탈이 있기 때문에 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는 것은 반대다. LPG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기 때문에 정부의 지원으로 인상충격을 완화해줘야 한다”고 했고, 전씨와 자리를 함께 한 이동희(강북구 번동·개인택시 15년차)씨는 “승객부담이 적도록 요금은 약간 올리고 시민들이 택시를 많이 탈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