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가 택시업계 수요창출과 시민편의를 위해 카드 결제가 가능한 '참진주 카드택시'를 도입·운영하고 있지만, 카드 수수료 문제로 시행한 지 한 달이 넘도록 아직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13일 진주시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신용카드와 교통카드로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참진주 카드택시' 1015대를 운영하고 있다. 시는 사업비 5억 9000만 원을 들여 관내 개인·법인택시 1708대 가운데 희망하는 택시에 한해 단말기 설치비용의 70%(자부담 30%)를 부담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카드택시는 이 카드결제시스템을 장착만 해 놓고 실제로는 운영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카드택시라는 안내판을 청테이프로 숨긴 채 운행하고 있는 택시도 간혹 눈에 띄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이는 2.4%의 카드 수수료 때문이다. 최근 LPG 가격 상승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택시업계는 시에서 수수료를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는 다른 업계와의 형평성과 다른 시·군으로 확산될 가능성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거절 입장을 밝히고 있는 등 카드 수수료 지원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요즘은 손님이 없어 하루 겨우 5만 원 벌고 있는 상황에서 가스 넣고 카드 수수료를 떼면 별로 남는 게 없다"며 "카드수수료를 일정 부분 시에서 보조하지 않으면 카드택시를 운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민편의를 위해 도입·운영하고 있는 '참진주 카드택시'가 한 달이 지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시민들도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시민 ㄱ(36) 씨는 "카드결제 가능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어 당연히 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으로 생각하고 택시를 탔는데, 택시기사가 현금을 요구해 황당했다"며 "시행 이전에 시와 업계에서 이런 문제점들에 대해 철저한 검토가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진주시 관계자는 "시에서 지원하게 되면 다른 지자체도 지원해야 하는 문제가 생길 것이고, 다른 업종에서도 지원을 요구하게 돼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일선 지자체에서 카드 수수료 지원을 해주는 곳은 없으며, 일부 광역시에서만 카드 수수료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카드택시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으면 시에서 지원한 부분에 대해 환수 조치할 예정"이라며 "일정 기간 카드택시 운영을 한 뒤 택시업계와 카드 수수료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