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1/10/17

ㆍ조회: 5590

[서울] 인터내셔널택시기사들 화났다

[서울] "자부심은 무슨…" 인터내셔널택시 기사들 화났다

외국어 시험 등 문턱 높았지만 콜밴 텃세에 영업도 어려워
150대 증차 소식에 분통 터져

대형 건설회사에서 명예퇴직한 뒤 2009년부터 인터내셔널택시를 몰았던 김모(65)씨는 지난 7월 택시 운전을 접었다. 그는 "런던의 명물인 블랙캡(Black Cab·검은색 택시) 기사처럼 자부심도 느끼고 외국어 능력도 활용하기 위해 인터내셔널택시 기사가 됐다"며 "하지만 현실은 기대 같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2009년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인터내셔널택시'를 출범시켰지만 2년여 만에 기사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 지난 12일 오후 김포공항 택시정류장에 인터내셔널택시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인터내셔널 택시 기사들은 힘들게 면허를 땄지만 콜밴 텃세 등에 밀려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터내셔널택시카페 제공

인천공항에서 서울시내까지 승객을 태울 경우 구간요금제를 받아 콜밴에 비해 싸지만, 오랫동안 영업해온 콜밴의 텃세에 밀려 영업이 쉽지 않다는 주장이다. 인터내셔널택시는 7개 법인과 개인택시사업자들이 대형과 모범, 중형으로 나뉘어 참여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들도 일반 택시와 같은 기본요금 24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내셔널택시 기사가 되기 위해선 외국어 시험에 통과해야 하고 서울에서 3개월 이상 택시를 운행한 경력이 있어야 한다.

인터내셔널택시 기사인 정병기(66)씨는 "인천공항에서 서울시내까지 하루에 세 번만 뛰어도 20만원이 넘으니 편하게 일하겠다고 생각했지만 헛꿈이었다"며 "일반 택시를 몰 때나 지금이나 외국인 손님 숫자는 거의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인터내셔널택시 운전자는 "들어올 때 문은 좁았는데 일은 고되고 수입은 낮아 그만두는 기사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하루 2교대를 하는 일반 택시와 비교해 인터내셔널택시는 교대자가 없어 15시간 이상을 근무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인터내셔널택시 기사들은 서울시에서 현재 352대인 차량을 연말까지 500대로 늘리기로 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기사 310명이 가입된 외국인관광택시운전자모임의 서정표(62) 회장은 "장거리 콜은 1인당 한 달에 2~3건밖에 되지 않는 마당에 서울시에서 인터내셔널택시 수를 늘리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음 주부터 궐기대회를 위한 서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미8군이 용산에서 경기도 평택으로 이전되면 이용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아리랑택시를 위해 서울시가 인터내셔널택시 증차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공무원, 대기업 임원, 은행 지점장 등을 지냈던 사람도 인터내셔널택시 기사로 들어왔다"며 "서울시가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나 몰라라 하면서 기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세광 서울시 택시면허팀장은 "서울시 입장에선 다른 택시들과 형평성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며 "일본 등 해외에서 홍보 책자를 발간하는 식의 다양한 지원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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