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사설> 택시정책 이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사설] 택시정책, 이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전국의 택시업계가 내일 파업에 들어가 시민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파업은 택시업계 노사가 손을 맞잡고 참여한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작금의 업계 형편은 업주도 기사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택시 이용객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정부의 택시정책은 한 마디로 실패작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 택시정책은 '땜질처방'으로 일관해 왔다.
업계의 로비와 요구에 못 이겨 당국은 증차를 계속해 왔다. 그러다 보니 택시 숫자가 너무 많이 늘어났다. 부산에서만 2만 5천여 대의 택시가 운행 중이다. 이 숫자를 확 줄이지 않고는 업계의 경영 안정화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완전월급제가 실현되지 않고 있는 게 문제이다. 택시요금이 인상되더라도 그만큼 사납금이 오르게 돼 기사들에겐 실질적인 혜택이 거의 돌아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지금까지 요금인상은 업체의 배만 불린 셈이다.
택시 노사는 파업을 앞두고 택시의 대중교통 법제화, LPG가격 안정화, 연료 다양화, 요금 현실화, 감차 보상 등 다섯 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요구들이 한꺼번에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지금의 위기는 택시업계 스스로 초래한 측면도 있는 만큼 요구 사항을 당국이 다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LPG가격의 인하나 요금인상은 단기적으로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택시정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노사의 주장대로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할 것인지, 고급교통 수단으로 할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아울러 감차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당국과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택시회사의 구조조정도 화급하다. 지금처럼 영세업체가 난립한 상태로는 백약이 무효다. 아울러 노사는 집단행동으로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는 행위는 앞으로 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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