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3/02/21

ㆍ조회: 1956

'성난' 택시기사, 여의도공원을 점령하다

↑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자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자조합회연합회 주최로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 비상 합동총회'에서 참석자들이 택시 대중교통법 국회 본회의 재의결을 촉구했다.

20일 오후 3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은 울긋불긋한 깃발이 나부꼈다. 수많은 중년남성이 저마다 '대중교통법 즉각 재의결'이라고 적힌 빨간색 바탕 플래카드를 손에 들고 큰 소리로 비슷한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주로 "택시가족 다 죽는다. 정부는 대중교통법 재의결하라" 혹은 "말로만 택시 지원, 택시산업 다 죽는다"는 '살벌한' 문구였다.

여의도공원에 모인 인파의 정체는 정부가 대중교통의 육성 및 이용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택시법)을 거부하자 반발한 택시기사였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열린 '택시 생존권 사수 전국 비상 합동총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택시기사 2만2000명(경찰 측 추산)이 공원을 가득 메웠다. 이번 총회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운송조합 4개 단체 소속 조합원이 집결했다.

8년간 버스를 몰다가 1994년부터 20년간 택시를 운전한 홍영안씨(59)는 열악한 택시기사 처우를 개탄했다. 홍씨는 "전 지역에 마을버스가 다 깔리고 대리기사가 늘어난 데다가 버스환승제도를 시행한 뒤부터 택시산업이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며 "예전엔 지역마다 인구수에 비례해 (택시) 허가를 내줬는데 지금은 제한이 없어서 우린 생존권을 완전히 잃었다"고 말했다.

홍씨가 버스운전기사로 일하던 1990년 당시 월수입은 120만원에서 130만원 안팎이었다. 23년이 지난 지금 버스운전기사는 처우가 많이 개선돼 연봉 3600만원 선으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2013년 현재 택시기사 월수입은 여전히 120만원 수준이라는 게 홍씨 주장이다.

주요 원인은 LPG 가격 급등과 열악한 정부지원이라는 것. 홍씨는 "버스운전기사를 일하던 당시에는 택시기사 처우가 더 좋았는데 그동안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이 120원에서 1100원으로 올랐다"며 "압축천연가스(CNG) 버스가 20리터에 8000원인데 LPG는 2만3000원"이라고 지적했다.

25년째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김수경씨(53)는 택시기사를 무시하는 승객이 많아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김씨는 "야간에 택시를 타는 승객은 택시기사를 무시하는 문화가 만연하다"며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젊은 승객이라도 술만 마시면 택시기사를 우습게 여기고 욕설을 퍼붓는다"고 말했다.

16년차 택시기사 장기철씨(57)는 택시회사 경영진이 서로 담합해 택시기사 월급을 일부러 최저임금보다 낮게 책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씨는 "경기도 안양시 소속 택시회사 20여곳 가운데 최저임금을 준수하는 회사가 한 군데도 없다"며 "이전엔 개인택시기사는 이런 파업에 참여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사정이 나쁘지 않았는데 상황이 그만큼 악화됐다"고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파업에 동참하는 택시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오후 1시 기준 국토해양부 집계에 따르면 운행을 중단한 서울택시는 1만6682대(23.1%)로 이날 오전 6시 200대(0.2%)를 크게 웃돌았다. 서울과 수도권 전체 운행중단 택시는 전체 택시대수의 28.6%에 해당하는 3만4887대로 집계됐다. 이외에도 강원도와 대전 및 충남, 충북, 세종지역 택시 1만2993대(42.2%)가 운행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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