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택시발전법) 12조 1항 2호에 따르면, 택시회사는 택시기사들에게 유류비를 부담시켜서는 안 된다. 택시기사들에게 유류비 등 운행비용을 전가시키면 택시운행에 있어서 과속, 난폭운전과 승차거부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
울산지법 행정1부(재판장 이상욱 부장판사)는 7월 12일 임금협정을 통해 택시기사들에게 유류비의 일부를 부담하게 했다가 택시 4대에 대해 120일의 사업일부정지처분을 받은 J택시회사가 처분을 취소하라며 울산광역시장을 상대로 낸 소송(2018구합5769)에서 "노사합의로 택시발전법의 효력을 배제할 수 없다"며 J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2017년 4월 24일  J사가 소속 택시기사들과 체결한 2017년도 임금협정에 따르면, 가스 제공 방식에 관하여, '가스 티켓은 매월 근무시작일부터 22개를 발행하며, 가스 티켓의 당일 발행분은 당일만 사용하고, 유효일이 지난 티켓은 사용할 수 없다. 단 결근 등 만근 22일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결근이 인정된 일수에 대하여 가스 티켓은 재발행되며, 이를 사납금으로 충당한다'는 내용의 부속합의가 포함되어 있었다. 월 22일을 초과할 경우 유류비를 근로자들이 직접 부담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울산시 남구청이 택시발전법 12조 1항 2호을 위반했다며 J사에게 500만원의 과태료 부과처분을 한 데 이어 울산시가 2018년 3월 같은 조항을 재차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J사에게 4대의 택시에 관하여 120일의 사업일부정지처분을 하자 J사가 소송을 냈다.
J사는 재판에서 "임금협정은 근로자들과의 합의에 의한 것이므로, 유류비를 일방적으로 근로자들에게 떠넘긴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근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므로 택시발전법 조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재판부는 그러나 "택시발전법의 목적 및 입법 취지에 의하면, 택시발전법 12조 1항 2호는 단순히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수종사자들 사이의 합의가 있다고 하여 그 효력을 배제할 수 있다거나 그 위반행위가 정당화된다고 볼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므로, 원고와 소속 근로자들 사이의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행위가 이 조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거나, 그에 따른 제재조치가 면제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임금협정이 만근일을 초과하는 범위에서만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유류비를 부담시키는 내용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만근일을 초과하여 운행하는 경우 근로자들로 하여금 택시발전법 시행일 이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유류비의 부담을 지게 함으로써 과속, 난폭운전과 승차거부 등의 위험에 노출되게 하는 것에 다름 아니므로, 이 조항의 제정 목적에 정면으로 위배되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제재조치가 경감되어야 할 합리적인 이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택시발전법 12조 1항이 규정한 비용 중 유류비의 경우 택시운행비용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비용으로서, 다른 비용을 부담시킨 경우보다 사업자를 제재할 필요성이 더 크다고 할 것이므로, 유류비를 근로자들에게 전가시킨 원고의 행위는 보다 엄격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라며 "(J사의) 임금협정은 그 문언상 만근일인 '월 22일'을 초과하는 범위에서 택시운수종사자들인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유류비를 직접 부담하게 하고 있는바, 임금협정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실제로 유류비를 부담하도록 한 원고의 행위는 택시발전법 12조 1항의 위반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원고의 이와 같은 위반행위에 그것을 정당화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위반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120일의 사업일부정지처분이 과도하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리걸타임즈 김진원 기자(jwkim@legal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