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3년 만에 다시 나온 국정감사에서 카카오T블루에 대한 차별 배차 및 고액 수수료 논란에 대한 지적에 연신 머리를 숙였다. 김 의장은 아직 사업 초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 파트너들과의 협의를 통해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5일 오후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국감에 일반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증인석에 가장 먼저 앉았고, 증인 선서도 대표로 했다. 이날 정무위 국감은 '카카오 국감'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김 의장에게 숱한 질의가 쏟아졌다.

민병덕(안양동안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블루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성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사무처장도 비가맹 택시가 카카오 콜을 빨리 받기 위해 사용하는 '지지기(오토클리커)'의 영상을 재생하며 "가맹택시와 비가맹택시의 배차 시스템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맹택시는 별도 버튼이나 목적지 표시가 없어 몇 초 만에 자동 배차되는 반면, 비가맹 택시는 수동 배차 시스템으로 목적지가 표시돼 기사가 선택하도록 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가 (카카오T블루) 가맹사업자 협의회와만 업무협약을 맺는 것은 지금과 같은 '불공정' 문제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논란에 대해 정말 송구하다"면서도 "택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이러한 플랫폼을 운영하려면 플랫폼과 모빌리티 회사가 서로 윈윈하는 구조가 짜여야 한다. 지금은 초기 단계로서 이런저런 실험을 하고 있는 중이며, 파트너들과 좀더 긴밀히 얘기해서 이런 논란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를 비롯, 골목상권 침해 관련 논란이 불거지자 상생안을 내놓고 가맹사업구조 개선을 위한 '지역별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카카오T블루 비가맹 사업자는 제외한 채 가맹사업자만 참여할 수 있도록 자격을 제한한 데 이어, 같은 달 말에는 서울지역 카카오T블루 가맹법인 단체인 '가맹사업자 협의회'와 업무협약을 맺어 논란이 일었다. 비가맹 사업자에게 들어온 '일반 콜'까지 블루 가맹사업자에게 몰아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인데, 오히려 가맹사업자만 논의체에 편입시키는 것은 업계 내부의 갈등만 조장한다는 것이다.

이어 연 매출 20%에 달하는 고액의 가맹비용(수수료)에 대한 질타도 나왔다. 민 의원은 "수수료가 너무 과도한 것 아닌가"라며 "블루는 가맹비용 20% 중 (제휴비용 명목으로) 16.7%를 환급한다. 그러면 처음부터 (가맹비용과 제휴비용간 차액인) 3.3%만 적용하면 되지 왜 굳이 20%를 받았다가 주느냐"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수익이 많아지면 수수료를 5%나 그 이하로 갈 수 있지만 아직 그럴 단계는 아니다. 모빌리티는 수백억원씩 적자를 내고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며 "플랫폼 기업은 이용자에게 편익을 제공하고 파트너와 이익을 공유하는 형태라고 생각한다. 플랫폼 이용자가 확대될수록 수수료는 점점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수수료율이 과도해 전체 영업이익이 과도한 업체는 그 부분에 대한 적절한 가이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만 잇딴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김 의장은 "골목상권을 침해하는 사업엔 절대로 진출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부는 이미 철수를 시작했고 일부는 지분 매각에 대한 얘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골목상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겠다. 카카오가 해야할 일과 안 해야 할 일에 대해 구분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정말 커졌다"며 "자회사들의 성장에 취해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지 못한 데 대한 통렬한 반성이 최근에 있었다.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기업으로써 초심으로 돌아가는 노력을 뼈를 깎는 심정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족이 근무해 논란이 일었던 케이큐브홀딩스에 대한 지적에도 "더 이상은 가족 형태의 회사가 아니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회사로 전환 작업을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