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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택시 “중고차 내놓을 때 도색비 70~80만원 소요”
차 업계 “9월 1400대 판매 중 해치택시는 고작 4대”
서울시 “서울시가 택시 폐차까지 신경쓸 이유없다”

[아시아투데이=홍성율 기자] 서울시가 도시브랜드 강화와 관광활성화 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해치 택시’가 일부 택시 사업자들의 반발로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해치 택시에 적용되는 꽃담황토색이 비선호 색인데다 차후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때 도색비 등 추가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실 문제를 외면한 시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도 택시 사업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올해 1월 21일 각 구청에 ‘택시운송사업용 자동차 신규등록 시 협조 당부’라는 제목의 협조 공문을 보냈다.

본지가 입수한 이 공문에는 올해 2월1일부터 중형택시는 꽃담황토색 해치 택시만 등록될 수 있다고 적시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에도 시보에 ‘택시운송사업용 자동차 표시사항’이라는 공고를 통해 중형택시 차체 전체를 꽃담황토색으로 변경하라고 통보했다.

이를 위반하면 1차 위반 시 운행정지 5일 또는 과징금 10만원, 2차 위반 시 운행정지 10일에 처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인택시 사업자들이 불만을 표출했다. 시가 사업자 의견도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치 택시 사업을 추진했다는 게 이유다.

한 개인택시 사업자는 “개인택시는 개인 소유인데 시에서 의무적으로 색상을 바꾸라고 하면 반감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중고차 시장에 내놓을 때 튀는 색상 탓에 도색비 70~80만원이 들어가는데 어느 사업자가 꽃담황토색으로 바꾸려고 하겠느냐”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현재는 조합 임원과 일반 사업자들이 시청을 방문하거나 유선전화로 항의해 꽃담황토색 적용이 일단 보류된 상태”라며 “서울 시내 개인택시 차량 5만여 대 중 꽃담황토색 택시는 20여 대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정은 법인택시 사업자도 마찬가지다.

한 법인택시 사업자는 “개인택시보다 차령이 짧은 법인택시는 4~5년이 지나면 리비아와 중앙아시아에 판다”며 “판매 전에 무난한 흰색이나 회색으로 재도색해야 하는데 대당 50~70만원의 비용이 들어 결국 사업자 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난색을 보였다. 택시업체들이 해치 택시 구매를 꺼려 재고만 쌓이고 있어서다.

실제 르노삼성이 9월 한 달간 판매한 1400여 대 택시 중 해치 택시는 4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시에서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했지만 기업체에서는 눈치 보며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색상 개발 시에도 지원금 같은 건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들은 사업 절차와 추진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기호 시 도시교통본부 운행관리팀장은 “자동차업계, 개인·법인택시조합과 충분히 협의했고 공청회, 시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사업을 추진했다”며 “당장 해치 택시로 변경하라는 것이 아니라 차령 만료시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협조 공문 보낸 적 없다. 강제성 띤 적도 없으며 자발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홍국 시 도시교통본부 택시물류과장은 “서울시가 택시 폐차까지 신경 쓸 이유가 없다. 관여할 바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율 기자 sungyul@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