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카풀 업계에 따르면 서비스 시작 후 지난 9월까지 집계된 이용자가 약 14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누적이용은 670만 명에 달했다.
카풀 이용자들은 택시 이용의 어려움과 저렴한 가격, 승차거부 없는 사용의 편리함으로 카풀을 이용한다고 말한다.
카풀은 법적으로 문제없는 '공유경제 플랫폼' 이지만, 취지에 맞지 않는 운행이 가능하여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는다.
■ 여전히 택시 잡기 어렵고, 손님 골라 태운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서울에서 늦은 시간 택시 잡기는 여전히 어렵다. 특히 금요일부터 주말이 그렇다.

연휴 전 종로, 강남 등 번화가에서 모습을 관찰하고 택시를 이용해본 결과 40분쯤 지나 택시를 잡을 수 있었다. 기다리는 동안 택시를 잡기 위해 길게 늘어선 시민들 모습과 취객이 도로로 나가 택시를 세우는 위험한 광경도 보였다.

이전처럼 창문 너머로 목적지를 듣고 승차 거부하는 행위는 없었지만, ’예약‘ 등을 켜고 도로에 정차해있는 택시가 있는가 하면, ‘빈차‘나 ’예약‘ 등을 켜지 않고 한적한 곳에 정차해 있는 택시도 있었다.
정차 중인 기사에게 이유를 묻자 “쉬는 중이다”, “예약 손님 기다린다”는 말이 돌아왔다. 반면 택시 4대가 정차된 곳으로 다가가자 단속반원으로 생각했는지 힐끔 쳐다보고 차를 모두 이동했다.

앱을 이용한 택시도 사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이용이 많은 저녁 시간은 최소 30분 이상 기다려야 했는데, 기사가 목적지를 확인하여 가까운 거리나 인적이 드문 지역으로의 이동은 골라낼 수 있어서 이를 악용한 손님 골라 태우기가 문제로 지적된다.

택시요금은 인상됐지만 서비스 개선은 체감하기 힘든 상황. 불편을 느낀 사람들은 카풀 앱을 실행한다.

늦은 저녁 택시 잡기 위해 도로로 나온 시민. 서울에서 택시 이용은 여전히 어렵다. (사진= 김경호 기자)

■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에 매칭 후 승차거부 없는 카풀...주말에는 택시보다 이용 쉬워”
기자가 2주간 카풀을 이용하고 드라이버로 운전하며 시민들 말을 들어봤다.
먼저 택시보다 사용이 쉬운 건 아니었다. 카풀 앱은 사용자가 목적지와 도착지를 입력하면 운전자가 확인하여 매칭이 이뤄진다. 
목적지, 경로만 맞으면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같은 경로로의 이동은 드문 편이었다.

요금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할인쿠폰이 매일 또는 주 2~3회 제공된다. 예를 들어 5000원 쿠폰을 사용하면 1만원 요금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다. 앱 사용자들이 “택시보다 요금이 저렴하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한 여성 이용자는 “주로 출근 시간 카풀을 이용한다“며 ”대중교통에서 시달리는 것보다 비용이 다소 비싸지만 할인쿠폰을 이용하면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또 운전자에게도 각종 이벤트성 추가운행비용이 지급되어, 책정된 요금보다 많은 정산을 받을 수 있어서 운이 좋다면 출퇴근하면서 기름값 일부를 충당할 정도는 됐다.

■ 운행제한 없어 택시처럼 운행
반면 허용된 배차 시간 중 운행에 제한이 없는 것은 문제로 지적된다.
카풀 취지를 벗어나 영리를 목적으로 퇴근 후 근거리 또는 이용이 많은 지역을 오가며 마치 택시처럼 운행하는 이용자도 다수다.

한 이용자는 “앱을 이용하여 월 50만원의 수입을 올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퇴근 후 용돈 벌이와 드라이브 목적으로 서울에서 수도권을 운행한다”며 “퇴근 시간이 지나면 도로가 혼잡하지 않아 운행이 쉽다”고 말했다.

실재 기자가 운전자용 앱을 이용해보니 오후 6시부터 제한시간까지 2~3회 운행이 가능했다. 운행은 의도하여 30분 이내 거리를 선택했으며, 목적지에서 돌아오는 중 이용자를 만나 추가운행도 가능했다.

추가운행비용이 지급돼 이를 노린 불법운행도 발생한다. (사진= 카풀 앱 캡처)

■ 카풀 취지에 맞게 운행해야
카풀은 ‘교통정체 완화’를 명분으로 지난해 8월 허가된 후 사용의 편리성으로 이용자가 증가하여 어느덧 일상에서 접하는 서민공유경제의 장이 됐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이 영리를 목적으로 ‘출퇴근 자동차 함께 타기‘라는 취지에 맞지 않은 운행을 하고 있어서 택시업계의 반발과, 규정을 준수하는 이용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국토교통부 역시 “이러한 실태는 법령이 예외적으로 허용해 준 목적과 다르다”며 불법이라고 해석했다.

개인적인 이익으로 법과 규정을 위반하여 제재받으면, 그 피해는 선량한 사용자들에게 돌아간다. 사용자와 제공자에게 도움 되는 이용의 정착과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위해서라도 본래 취지에 맞게 사용돼야 한다.

올 상반기 서울 택시민원 현황. 승차거부, 불친절은 여전하다. (자료= 서울시)

한편 기자와 만난 카풀이용자 전체에게서 택시 이용이 불편하다는 호소가 많았다.
한 남성은 “택시 잡기 어려워 카풀을 이용하게 됐다”며 택시 불편과 대신할 수단이 마땅치 않은 점을 지적했다.

택시업계도 시민들이 택시를 외면하고 카풀을 이용하는 이유를 이해하고 서비스 개선 등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