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30일 오전 0시18분 공항철도 검암역 인근에서 인천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인천시 제공)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심야택시난을 해소하겠다며 야심차게 실시한 ‘택시부제 해제’가 인천에선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는 개인택시들이 심야영업을 꺼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강력한 조치를 예고하고 나섰다.

3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5일 인천지역 택시들의 부제가 해제됐다. 이는 심야택시난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부가 관련 훈령을 개정하면서 이뤄졌다.

해제 이전까지 인천 개인택시의 경우 이틀 일하고 하루를 쉬는 ‘3부제’를, 법인택시는 11일 근무하고 1일 휴무하는 ‘12부제’를 각각 채택했었다.

국토부는 당시 택시 부제가 해제되면 운행하는 택시들이 훨씬 많아져 심야에도 택시 잡기가 수월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인천지역에선 현재까지 ‘부제 해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해 12월1일부터 지난달까지 8주 동안 현장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다.

인천시는 이 기간 매일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유동인구가 많은 부평역·주안역·동암역·동인천역·검암역(공항철도)·구월동 일대를 상대로 택시 이용상황을 점검했다. 그 결과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대수는 부제 해제 이전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대부분의 시민 반응도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는 게 인천시의 설명이다. 인천시는 개인택시들의 참여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인천시는 애초 부제 해제로 법인택시 432대, 개인택시 2475대 등 총 2907대의 증차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법인택시 5385대, 개인택시 8970대 등 인천지역 택시 총 1만4355대의 20%가 넘는 물량이다.

개인택시 증차가 법인택시보다 2043대(5.7배)나 많을 것으로 예측되면서 심야시간에도 개인택시들의 운행 참여를 기대했지만 실제 참여율을 기대와 달랐다.

인천시가 이처럼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개인택시 대부분이 국토부 택시정보시스템(TIMS)에 가입하지 않아 운행정보를 파악할 수 없어서다.

TIMS는 요금미터기와 운행기록장치 정보를 실시간 수집해 택시 수입금, 운행정보 등을 수집·관리하는 시스템이다.

인천 법인택시는 100% TIMS에 가입한 반면 개인택시는 단 18대만 가입했다.

인천시는 개인택시 전체를 대상으로 TIMS에 가입시켜 심야택시난을 물론, 택시 서비스 질을 제고한다는 목표다. TIMS에 가입하지 않는 개인택시의 경우 1년 300여만원의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등 강경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심야택시난 해소와 택시 서비스 개선 등을 위해 개인택시의 TIMS 가입을 의무화할 것”이라며 “가입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부터 인천 택시 기본요금은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된다. 기본요금 거리는 2㎞에서 1.6㎞로 줄어들고 심야시간은 당초 0시∼오전 4시에서 오후 10시∼다음날 오전 4시로 2시간 연장한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는 특정심야시간 40% 할증을 적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