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콜 시스템(GPS 지정배차)’에 대한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높다. 가뜩이나 사납금 인상에다 시계외(市界外) 할증료 폐지 등으로 어려움이 큰 상황에서 콜 손님을 태우러 갔다가 ‘허탕’을 치는 일이 많고 가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시 등은 고객서비스 개선을 위해 불가피한 제도인 만큼 기사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19일 서울시, 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07년 12월 ‘GPS 지정배차’ 시스템 민간공모에 나서 ‘브랜드택시(3만5000여대)’ 지정업체가 참가하는 5개 콜센터를 유치, 콜센터를 통해 ‘콜 서비스’를 희망하는 고객과 가장 근접한 브랜드택시를 지정·배차하고 있다.

지정된 택시기사가 콜센터 배차지시를 어겼을 경우 승차거부 행위로 간주돼 과태료 20만원을 물어야 하고 1년에 4차례 승차거부 때는 택시운전자격이 취소된다.

이에 대해 택시기사 A씨는 “하루에 많으면 10차례, 적어도 4∼5차례 콜센터에서 강제 지정배차를 하는데 실제 고객을 태우는 경우는 1∼2차례에 불과하다”며 “고객이 다른 택시를 타고 가버리는 경우가 허다해 결국 해당 시간은 영업을 전혀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B 택시기사는 “콜 서비스를 거부할 경우 벌점 등 각종 불이익을 당하게 돼 응할 수밖에 없다”며 “강제 콜 배차를 받지 않는 게 손님을 더 태울 수 있어 수입에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콜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고객이 만약 다른 택시를 탈 경우 미리 콜센터에 연락해 취소 사유를 설명해주면 그나마 고마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C 택시기사는 “기본요금 500원 인상 이후 사납금이 9만원대에서 10만원대로 인상됐다”며 “시와 회사 측은 ‘고객서비스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하지만 점점 힘들어지는 택시기사들에 대한 배려는 없는 실정”이라고 불평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지정배차는 승차거부를 막고 고객에 대한 서비스 수준을 높임으로써 올바른 택시문화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라며 “새로운 택시 이용수요를 만들고 고객, 기사 모두 윈윈하기 위해서는 이 제도를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제도 정착 과정에서 일부 시행착오가 나타나고 있는데 일부 택시기사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사로잡혀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콜센터를 운영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콜 배차는 실질적인 대고객 상대 서비스업인 만큼 택시기사가 아닌 시민 편의 위주로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pio@fnnews.com 박인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