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택시사업장 사납금·최저임금 갈등
창원 진일교통·진해교통 노동자 한노총과 일방 임협 체결…민노총 소속 조합원 반발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택시회사인 진일교통과 진해교통이 사납금 인상과 최저임금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 문제가 복잡한 것은 두 사업장 모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있는 곳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내년 7월 1일 시행을 앞둔 복수노조의 문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본보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국운수산업노조 민주택시 경남지부는 17일 성명을 통해 "진일교통은 사납금 6000원을, 진해교통은 사납금 5000원을 일방적으로 올리는 한편,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으로 하고 최저임금에 훨씬 못 미치는 45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해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현행 법정 최저임금은 86만원이다. 진일교통과 진해교통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노조가 각각 존재하는 복수노조의 사업장이다. 민주노총 운수노조 조합원들은 한국노총이 도장 찍은 불법적인 사납금 인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진해교통 민주택시 경남지부 임시 분회 한 관계자는 "지난 2일 자로 기존 9만 1000원의 사납금을 9만 6000원으로 올린다고 통보했다"면서 "어떤 사전 협의도 없었고, 문자로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재 40여 명 운전기사 가운데 7명이 민주택시에 가입을 했다"면서 "임금협약을 체결하려고 사측에서 사측 입장을 두둔하는 노조에 유·무언의 압력을 통해 가입시켜 지난 5일부터 최근까지 조합원 30명이 넘는 과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단체협약과 교섭 내용도 볼 수 없었다"면서 "현재 대표이사와는 어떤 면담이나 전화 통화조차 할 수 없는 상태다. 회사에서 연락처를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우동훈 민주택시 경남지부 진일교통 분회장도 "올 초에 개별적으로 28명이 민주택시에 가입했는데, 사납금을 올 1월 1일과 10월 1일 각각 5000원과 6000원을 올려 10만2000원을 내야 하는 상황인데, 한 번도 우리에게 묻지 않았고, 지난달의 경우 최저임금으로 42만 원을 받았다"면서 "현재 대표이사는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합의했기 때문에 어떤 문제도 없다면서 버티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분회장은 "현재 노조 지부장 자리는 보름 전부터 선거 때문에 공석인 상태"라고 말했다.

진해교통에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으며, 진일교통 대표이사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지난 1월 국회에서 노동조합법이 개정되면서 복수노조는 내년 7월 시행된다. 핵심 내용은 복수노조를 허용은 하되 난립은 막기 위해 교섭 창구를 단일화한다는 데에 있다. 다만, 사용자가 동의하면 개별 교섭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주택시 경남지부에 따르면 진일교통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날마다 오전 10시 회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으며, 진해교통의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인상된 사납금을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용자로부터 배차를 받지 못하는 불이익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