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2MB를 자르지 시민손가락 왜 자르나" (2008-06-26 04:48:13)

이명박정부 미국산쇠고기수입 장관고시 강행에 격분한 시민들 청와대진격투쟁 벌이며 이명박퇴진 외쳐 

△26일 새벽 2시55분 경찰이 살수차 2대를 동원해 물대포를 쏘며 태평로에서 폭력진압을 벌이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1신/6월26일/새벽4시50분] 관보고시 강행 맞서 서울 태평로에서 시민들 이명박퇴진 외치며 밤샘투쟁, 경찰 폭력진압 맞선 시민들 맨몸저지하다 손가락 잘리고 얼굴 피범벅 되는 등 중상 속출

미국산 광우병위험 쇠고기 장관고시 강행 발표에 격분해 전날 오후 3시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앞으로 모인 시민들은 날을 넘기면서 장장 12시간이상을 이명박퇴진을 외치며 ‘투쟁’중이다. 시민대오는 26일 새벽 4시50분 현재 태평로에서 밤샘농성을 벌이고 있다.

경복궁역앞 집결, 청와대 진격투쟁에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대오는 전날 낮 내내 경복궁역 앞과 정부종합청사 앞 등지에서 거의 ‘절규와 사투’에 가까운 투쟁을 벌였다. 전날 낮 경복궁역 앞에서 시민 수십명이 무차별 폭력연행을 당했다.

13살 초등학생, 중학생, 80대 노인,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 등이 폭력연행됐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수가 늘어 26일 새벽 3시40분 현재 연행자만 1백명 이상에 이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종로네거리에서 한 시민이 경찰이 휘두른 방패에 얼굴을 가격당해 피범벅이 됐다. 사진=노동과세계

시민대오는 전날부터 세종로네거리 이순신동상 앞쪽, 새문안교회 세종로주차장 진입로쪽, 흥국빌딩 맞은편 하나은행 쪽에서 경찰과 격전을 벌였다. 새문안교회 쪽에 집결한 시민대오는 수시간동안 경찰차벽 해체 투쟁을 벌여 모두 3대의 경찰차벽을 분리했다. 그 과정에서 경찰병력이 물대포를 무차별 살수하며 진입했고 조아무개씨(50대 남성) 손가락이 거의 절단에 가깝게 잘려나갔다.

26일 새벽 1시30분경 조씨는 경찰 폭력진압에 밀려 넘어지면서 반사적으로 경찰 얼굴을 손으로 때리자 경찰이 손가락 중지를 물어 뜯어 중지가 잘려나갈 정도의 중상을 입었다는 것. 조씨는 현재 국립의료원으로 옮겨져 손가락 접합 수술을 받았다. 또, 경찰 진압과정에서 20대 여성도 손가락이 절단됐다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사실이 즉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이날 새벽 1시를 넘어서면서 경찰은 세종로일대에서 청와대 진격투쟁을 벌이던 시민들을 향해 대규모 병력을 앞세우고 물대포를 살수하며 공격하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경찰 완력에 밀려 넘어지거나 폭력을 당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30대 초반의 한 시민은 경찰방패에 안면을 가격당해 눈부위가 크게 찢어져 얼굴이 피범벅이 됐고 20대 초반 남성은 급성발작 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40대 시민이 경찰방송차 진입을 막기 위해 상반신을 차밑으로 밀어넣었다. 사진=노동과세계

경찰의 공격적 진압이 이어지자 한 40대 시민은 경찰 방송차량 밑으로 머리를 밀어 넣고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그 순간 경찰차량 운전자는 시동을 끄거나 후진을 하기는커녕 전진할 기미를 보였고 이를 보던 시민들이 차량 앞으로 뛰쳐나와 차를 막고 후진시키는 등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딸 손을 잡고 나온 한 60대 노인(여성)은 경찰 폭력진압에 격분해 “사람 죽일 작정이냐, 차라리 나를 죽이라”며 현장 지휘관에게 달려가 거세게 항의했고 유모차를 끌고나온 30대 여성도 맨몸으로 경찰진압을 막는 등 곳곳에서 시민들의 맨몸저항이 이어졌다.

새벽 2시55분경 경찰은 살수차 2대를 동원해 물대포를 뿜어대며 재차 진압을 시도했지만 시민대오는 청계광장과 맞은 편 왕복12차선 태평로에서 더 물러나지 않고 ‘광야에서, 산자여 따르라’ 등 노래를 합창하며 대치상태에 들어갔다.

△60대 시민이 경찰 폭력진압에 거세게 항의하며 차라리 나를 죽이라며 소리치고 있다. 사진=노동과세계

경찰 지휘관들은 이날 진압 과정에서 인도변에 있는 시민들에게 ‘작전지역이니 나가라, 인도라는 의미가 없다, 서있으면 체포하겠다’며 으름장을 놓는 등 비이성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러자 시민들은 “경찰제복만 입으면 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냐, 인도에까지 올라와 시민들을 체포하겠다는 것이냐, 미란다 원칙은 아느냐, 소속과 이름을 밝히라”며 격하게 항의를 벌였다.

현장소식은 시시각각 온라인을 통해 전파되면서 현장에 필요한 물품들이 즉각 조달되기도 했다. 경찰이 살수차를 동원하자 우비 수백벌이 순식간에 마련됐고, 경찰차벽 해체 당시 손장갑이 떨어지자 즉시 손장갑 수백벌이 제공되기도 했고, 어떤 이들은 물 등을 준비해 나눠주는 등 시민들 사이의 보이지 않는 자발적 연대와 협력이 신속하게 이어졌다.

△경찰 폭력진압에 맞서 손카드를 들고 맨몸저항중인 시민들. 사진=노동과세계

△시민통행저지 차벽용으로 세워졌다가 시민들 손에 해체된 차량에 시민들이 글을 적었다. 촛불이 이긴다! 사진=노동과세계

한편 장관고시 강행에 따라 민주노총도 7월2일 예정된 총파업 일정을 앞당겨 26일 운송저지투쟁을 시작으로 오후 5시 출정식을 갖고 총파업 총력투쟁에 돌입한다. 25일 최저임금 투쟁을 시작한 민주노총은 오후 3시 시민들의 자발적인 현장집결과 청와대진격투쟁 소식을 접하자 최저임금 투쟁대오 다수를 광화문에 배치하는 등 투쟁지원에 나섰다.

민주노총 총파업 결정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대거 환영을 표시하는 등 기세를 더하는 표정이다. 반이명박 투쟁은 멈출 기미가 없어 보인다.

<특별취재팀/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