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택시업계의 전면 파업을 하루 앞둔 19일 서울 마포구 한 택시회사에서 관계자가 파업참여를 독려하는 포스터를 부착하고 있다.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 "MB정부들어 LPG 가격을 43% 인상한 탓에 택시기사는 한달에 4일 쉬고 꼬박 일해도 100만원 밖에 벌지 못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지원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만나주지도 않는다."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위원장은 19일 뉴스1과 전화인터뷰에서 MB정부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전면파업은 한차례로 끝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20일 1차 파업에도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점점 더 강도를 높여 집단행동에 나설 것이다"라며 "대선을 앞둔 10월부터 더욱 공격적인 집회나 파업으로 실력행사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20일 1차 파업에는 택시기사 30만명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20만명 정도가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 택시기사 고급교통수단으로 분류돼 법 지원에서 완전 배제
 
서울에서 2년째 택시영업을 하고 있는 김모씨(48)가 한달에 208시간을 근무하고 가져가는 돈은 110만원이 조금 넘는다. 4인 가구 최저생계비인 149만5000원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MB정부 이전에는 140만원 정도를 벌었지만 지난 4년간 LPG 가격이 43% 인상되면서 매월 30만원이 추가로 나가고 있다.
 
법인택시인데도 회사에서 지원하는 LPG는 하루 25리터에 불과해 하루 1만원씩, 월 30만원이 연료비로 나간다.
 
게다가 지자체에서 택시면허를 남발하면서 5만대가 공급과잉됐는데 이용자는 날로 줄어 하루 일일 수송인원은 44만명에 불과하다. 2003년과 비교해 15%나 감소했다.
 
과거 택시기사는 괜찮은 일자리로 평가받았지만 지금은 3D 업종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정부는 택시를 고급교통수단으로 분류해두고 지원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택시기사들의 원성에 나몰라라 하고 있다.
 
구수영 위원장은 "정부는 서울에서 운영 중인 버스회사에 한해 2500억원을 지원하지만 택시회사는 32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마저도 콜시스템 관리비용이나 고객 카드수수료 등에 대한 지원이지 기사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고 하소연했다.
 
◇ 물가안정 등을 이유로 택시요금 3년째 동결...현실화 절실
 
상황이 이런데도 택시요금은 3년째 요지부동이다. 1998년부터 택시요금조정 권한이 중앙에서 지자체로 이양됐는데 물가안전 등을 이유로 3년째 2400원이다.
 
그 사이 리터당 895원하던 LPG 가격은 1145원으로 올라 월 22만원을 추가부담하고 있다. 차량가격은 200만원 정도 올라 1450만원 정도가 소요된다.
 
고급교통수단으로 인정돼 정부 지원은 받지 못하는데 요금에 있어서는 대중교통 못지 않게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어 택시기사들의 불만이 높다.
 
이에 대해 민주택시노조는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분류하는 '대중교통 법제화'와 '택시요금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또 LPG가격 안정을 위해 수입독점구조 개선과 연료 다양화, 택시공급과 수요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택시 감차 예산 편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구수영 위원장은 "5가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파업과 집회를 번갈아가며 집단행동을 할 것"이라며 "생존이 걸린 문제인 만큼 전면파업 등 공격적인 방법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