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0/02/09

ㆍ조회: 2961

여성 택시운전사로 살기 힘들어

“여성 택시운전사로 살기 힘들어”

윤영순 통일운수 택시운전사

2010년 02월 05일 (금)

이경선 기자

sun@siminsori.com


▲ 지난 1999년부터 12년째 택시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택시운전사 윤영순(50)씨는 “남자 기사가 여성 손님한테 성희롱을 했을 때는 사회적 파장이 큰데 남자 손님들이 여자 기사에게 성희롱을 하는 것은 큰 이슈가 안 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여전히 여성 운전사를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운전하다보면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요. 수표밖에 없다며 무임승차하려는 공무원, 목적지에 다 와서 돈 없다고 하는 사람, 계좌로 송금한대서 믿고 태워줬더니 그냥 떼먹는 사람도 한 둘이 아니고….”

지난 1999년부터 12년째 택시업에 종사하고 있는 여성 택시운전사 윤영순(50)씨는 그동안 쌓인 게 많았는지 이런저런 하소연을 늘어놓았다.

윤씨는 “손님들이 승차 시 어딘가로 전화를 해 ‘택시 탔다’고 말하거나, 승차 시 주변인이 번호판을 적는 걸 보며 사회가 많이 각박해졌음을 느끼면서도, 범죄를 저지른 몇몇 몰지각한 기사들 때문에 모든 택시 기사들이 범죄자 취급을 받는 것 같아서 억울하고 기분이 언짢다”며 “오히려 승객들이 차에서 싸우거나 술 먹고 발길질을 해 위협을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덧붙여 “남자 기사가 여성 손님한테 성희롱을 했을 때는 사회적 파장이 큰데 남자 손님들이 여자 기사에게 성희롱을 하는 것은 큰 이슈가 안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여전히 여성 운전사를 만만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훈훈한 에피소드도 들려주었다.

“한번은 한 남학생이 혼자 밤길을 걸어가고 있길래 어디까지 가냐고 물었더니 돈이 없어서 집까지 걸어가는 중이래요. 집이 하남 쪽이라는데 택시 탈 엄두도 못내는 것 같아서 집까지 태워줬죠. 내릴 때 나중에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보거든 도와주라고 했죠.”

윤 씨는 스물셋에 면허를 따면서부터 운전대를 잡았다고 하니 28년 경력을 가진 베테랑 운전자다. 게다가 윤 씨의 시댁이 서울에서 운전면허학원을 운영해 그곳에서의 강사 경험도 있어 운전 실력은 여느 남자기사들 못지않다는데.

그러나 아무리 운전 실력이 뛰어나도 새벽시간 도로를 질주하는 운전자들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란다.
그는 “요즘은 워낙 벌이가 안 되다보니 택시 기사들이 새벽만 되면 한명이라도 더 태우려고 미친 듯이 운전을 하는 통에 식겁할 때가 많다”고 털어놨다.

뿐만 아니라 윤씨는 “기사들이나 시민들이나 자신들 편의에 맞춰 교통 법규를 무시하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 씨에 의하면 광주 지역 여성 택시 운전사는 개인택시까지 합쳐도 2백여 명 정도라 하니, 이는 광주내 택시 노동자가 `1만2천명쯤 된다고 봤을 때 2%도 안 되는 수치다.

그러니 여성운전자에 대한 근로복지체계가 제대로 자리 잡혔을 리 만무하다.
윤 씨는 “개인택시는 이틀 일하고 하루를 쉬는데 법인택시는 남녀 막론하고 12시간 맞교대 근무에, 일주일 일하고 하루 쉰다”며 “피로 누적이 많고 작업 능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끼니까지 걸러 가며 하루 12시간을 꼬박 일해도 일당 8~9만원을 벌까 말까 한다는데.
윤씨는 “연료비며 회사에 입금할 액수까지 맞추려면 하루에 11만원은 벌어야 타산이 맞는다”고 말했다.

윤씨는 “워낙 경제가 힘들어서 너도 나도 택시를 몰고 나오지만 광주의 이동 인구를 감안했을 때 감차를 해야 맞다”며 “택시업을 임시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안정된 여건에서 평생직장으로 여기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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