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택시 면허가격(속칭 넘버값)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개인 간에 거래되는 서울 개인택시 면허가격은 대당 7200만원 안팎에 달하고 있다.
함춘근 우성택시나라 대표는 "2002년 무렵에도 외환위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개인택시로 몰려 73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던 적이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개인택시 면허가격이 2002년 고점을 찍고 2004~2005년 50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사상 최고점에 근접했다는 얘기다. `넘버값`은 경기가 침체될수록 도리어 가격이 오르는 묘한 속성을 지닌다.
경기가 악화되면 택시 영업도 부진할 수밖에 없어 `상품가치`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실직자가 늘어나고 소자본 창업도 쉽지 않기 때문에 개인택시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 즉 수요자가 늘어나 가격을 밀어올리는 구조다. 그만큼 최근 체감경기가 나쁘다는 신호로도 해석된다.
넘버값 상승세에는 제한된 공급량도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는 공급 과잉을 이유로 1999년 7월을 끝으로 더 이상 개인택시 면허를 내주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서울 개인택시는 4만9500여 대에 묶여 있다.
최근 은퇴 후 개인택시 면허를 구입한 A씨는 "7150만원에 넘버를 사고 1700만여 원에 쏘나타를 구입해 개인택시를 시작했다"며 "LPG값 상승으로 수입은 신통치 않지만 1억원으로 창업할 만한 사업이 마땅치 않아 택시를 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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