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2/08/15

ㆍ조회: 8331

불법도급택시 단속요구 1인시위

대전시, 불법도급택시 단속 안하나 못하나

택시노동자들, 도급택시 단속 촉구 1인 시위... "법인택시 절반이 도급"

12.08.10 12:02l최종 업데이트 12.08.10 12:03l

▲ 대전시청 앞에서 불법도급택시 단속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민주택시대전지역본부 관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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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내에 돌아다니는 법인택시 중 적게는 30% 많게는 50%가 불법도급택시입니다. 그런데 이를 지도 감독해야할 대전시는 도급택시는 단 한대도 없다면서 직무를 유기하고 있습니다."

현재 법인택시에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지난 7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이렇게 열변을 토했다. 지난 6월 말부터 현재까지 민주노총 소속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대전지역본부는 매일 아침 대전시청 북문에서 '불법도급택시 근절'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도급택시'란 회사가 기사를 정식으로 고용하지 않고, 개인 운전자와 구두로 계약해 일정액의 계약금이나 사납금을 받아 운영하는 택시를 말한다. 이러한 도급택시는 기사의 신분보장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무자격 기사를 고용할 우려가 생겨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1일 청주에서는 택시 면허가 없는 19살 박 아무개군이 불법으로 택시운전을 하다가 사고를 내 여고생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그뿐만 아니라 도급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는 회사 소속감이 없고, 단기간으로 일하게 되거나 서비스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시민에게 불친절한 기사를 양산하게 된다.

반면, 회사 측으로 볼 때는 도급기사가 벌어온 돈은 무조건 현금이며, 소득신고를 하지 않아도 돼 탈세할 수 있다. 또 기사에 대한 처우 즉 퇴직금, 4대보험, 부가세 환급금, 유가보조금 등을 주지 않아도 된다. 이러한 이유로 현재 법인택시의 상당 부분이 도급제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게 택시업계의 이야기다.

법인택시 근무 기사 "대전시내 법인택시 회사 중 90%는 도급택시"

A씨는 "대전 시내 76개의 법인택시 회사 중 90%는 도급택시를 쓰고 있다, 적게는 4~5대만 도급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아는 어떤 회사는 대부분을 도급으로 운영하는 회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씨는 자신이 소속된 ○회사의 택시기사는 모두 43명인데, 이중 23명 만이 정식직원이고 나머지 20명 가량은 도급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또, B회사의 경우에도 46명의 기사 중 25명 정도가 도급이라고 말했다.

도급택시의 조건은 월급이 없고, 하루 7만 원가량의 사납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일당으로 챙기는 것이다. 당연히 가스비도 자신이 부담해야한다. 즉, 현금 7만 원으로 하루 동안 택시를 빌려서 영업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급택시가 전국적으로 성행하면서 정부에서도 특별단속 지침을 내려보냈다.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17일자로 '도급택시 근절을 위한 점검계획'을 각 시도에 발송했다.

국토해양부는 '집중 확인사항'으로 ▲ 비정상적으로 사납금을 책정한 경우 또는 낮은 임금 지급, 주요비 등 운행경비 일체를 운전자가 부담하도록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 4대 보험 미가입이 확인된 경우 ▲ 최저임금에 현저히 미달하여 지급된 경우 ▲ 해당 차량의 차고지내 입출고를 확인할 수 없고, 배차 등의 차량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며 해당 운전자의 교육이 실행되지 않은 경우 ▲ 택시운전자격 미소지자를 고용한 경우 등을 예시로 제시하고 이를 점검해 오는 14일까지 점검결과 및 처분실적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택시노동자는 대전시가 불법도급택시 지도단속의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는 데 불만을 품고 있다. 이에 민주택시대전본부는 수차례 관련 부서에 항의 방문하고 염홍철 대전시장과의 면담을 통해 도급택시 지도단속을 요청했으나 행동에 나서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 "대전 시내에는 현재 도급택시는 없다"?

9일에 만난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 시내 현재 도급택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택시노동자의 주장에 대해서는 "도급택시에 대한 개념을 잘 못 이해해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즉, 4대보험을 들어주고 있고 유가보조금과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사고차량을 회사에서 정비하는 경우는 도급택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전시에서는 이런 기준으로 각 회사의 서류를 점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단 한 건의 도급택시도 적발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대전시의 불법도급택시 단속은 지난 2007년 3대를 적발해 낸 것이 전부이며, 현재도 국토해양부의 지시에 따라 2명의 공무원이 대전지역 법인택시를 방문, 서류를 점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전시 관계자는 "공무원으로서는 현재의 규정에 따라 서류로 점검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대전시의 설명과 다르다. 10일 오전 <오마이뉴스>가 만난 B씨는 "자신도 최근까지 도급택시를 운행했고, 일하던 택시회사 기사 상당수가 도급제로 일하고 있다"며 "서류상으로는 불법 행위 여부를 찾기 어려운데도 대전시가 서류 확인만으로 불법 행위 단서를 찾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택시대전본부 "서류로 불법 여부 판단? 가스충전소 가봐라"

윤순분 민주택시대전본부 대외협력국장도 "택시회사들은 지자체의 점검상항에 맞춰 서류를 갖춰놓고, 4대보험이나 정비 등에 들어가는 비용을 사납금을 올리는 형태로 다시 노동자들에게 부담시키는 편법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서류만보면 대전 시내 단 한 대의 도급택시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법인 택시의 절반 가까이 도급택시고, 이로인해 시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스충전소에서 전액을 현금으로 넣는지 안 넣는지만 보면 도급택시를 금세 알 수 있다, 정식 직원들은 하루에 27리터씩 회사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대전시가 적극적인 의지만 있다면 단속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윤 국장은 "대전시는 도급택시 단속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하는 것이다, 염홍철 시장이 공약으로까지 불법도급택시 근절을 내세웠지만, 아무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 부하 직원들도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윤 국장은 지난 6월 말 경찰이 서울시 공무원들이 택시 회사들의 불법 도급 행위를 눈감아 준 의혹과 관련, 서울시청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한 사례를 들면서 대전시 공무원들의 태도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이유가 따로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과연, 대전시가 택시노동자의 이러한 절규를 받아들여 불법도급택시 근절의 의지를 보일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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