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18일 '카카오 불통 사태' 기자회견 열어

"국민의 공공성 외면한 '플랫폼 독점' 폐해가 빚은 예견된 인재"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모빌리티의 택시호출 서비스가 '먹통'이 되면서 큰 피해를 본 택시업계가 이번 사태의 본질이 플랫폼 독과점에 있다고 규정하고 규제 법안 통과를 강력히 촉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위원장 구수영)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광산빌딩 3층에서 카카오T 불통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는 불통사태의 본질과 피해실태 진상을 밝히고 피해배상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면서 "정부와 국회는 플랫폼여객운수사업의 공공성과 플랫폼 독점방지를 위한 법제화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입법안을 조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15일 카카오 전산 시설이 있는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T를 비롯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일시 중단됐다. 이같은 서비스 장애가 19시간 이상 이어지면서 카카오T 택시호출 서비스도 15일 오후부터 16일까지 중단돼 승객들과 기사들이 동시에 혼란을 겪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를 사용하는 택시기사들에 대한 별도의 보상책을 아직 내놓지 않은 상태다.

이에 택시노조는 "이번 사태는 골목상권까지 무차별적인 문어발식 사업확장과 이윤추구에 골몰해왔던 카카오가 국민들의 일상적인 삶과 업무를 지배하면서 정작 국민의 공공성은 외면한 독점의 폐해가 빚은 참사이며, 우연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예견된 인재"라며 "카카오가 이번 사태의 피해 보상대책으로 수수료를 받는 유료서비스에 대해서만 보상하겠다는 것은 여전히 공공의 편익은 안중에도 없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가 택시호출 시장 95% 이상을 독점하는 상황에서 카카오 호출서비스 중단이 오히려 길에서 택시잡기가 수월했다는 반응이 많았다는 점을 살펴보면, 카카오가 가맹호출과 중개호출을 목적지 표시와 미표시로 웃돈을 받고 줄 세워 우선 배차하는 불공정 배차시스템을 만들어 유료호출 시장을 독점한 것이 국민들의 승차난을 야기한 주된 원인이었음을 보여준다"며 "국토교통부가 지난 4일 발표한 '심야택시승차난 완화대책'에서 일반중개호출에 신설하는 유료호출만 목적지를 표시하지 않겠다는 것은 플랫폼에 불공정배차를 계속 보장해준 혜택이므로, 수정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택시노조는 또 정부와 국회에 △목적지 미표시 법제화 △플랫폼 중개사업에 대한 개선명령 및 위반행위 행정처분 △플랫폼 여객운수사업의 공공성과 플랫폼 독점방지를 위한 법제화 등의 입법안을 조속히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택시노조는 "현재 심야시간 택시승차난은 심야운행 주역을 담당했던 법인택시 노동자들이 급격히 택시현장을 떠났기 때문인데, 그 원인은 열악한 처우 외에도 실효성 없는 택시총량제와 자율감차정책, 무분별한 양수자격 완화로 인해 개인택시에 대한 희망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그럼에도 정부와 서울시는 버스와 지하철, 심야버스, '타다'와 '우버' 같은 플랫폼을 무분별하게 허가해주겠다고 하고 있으며 심지어 면허제의 근간인 직영을 무시한 채 면허를 임대하는 리스제(도급택시)를 추진하겠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부가 택시시장을 플랫폼 운송사업에 개방하고 결국 이를 고스란히 플랫폼 사업에 넘겨주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한다"며 "떠난 법인택시 노동자들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하고 생활임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대안은 '택시준공영제'를 실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