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 해소 실마리 보인다

법으로 ‘감차보상’ 가능한 길 열어
지자체 의지·예산 등 ‘산너머 산’

LPG 가격안정화 위한 노력 지속
하이브리드 차량 도입조건 개선을

승객감소에 따른 운송수입 저하로 택시업계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지난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10년이 훌쩍 넘어섰지만 그 해결은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지방자치단체의 무분별한 택시공급과 LPG 가격 등 운송경비의 폭등으로 택시업계의 경영난은 더해가고 있다.
특히 지자체의 무분별한 증차는 택시의 공급과잉을 초래했으며, 이로 인해 택시의 운송수입 급감은 물론 이용승객에 대한 서비스까지 저하되는 등 많은 부작용을 유발하고 있다.
이처럼 고유가 문제, 공급과잉 문제는 아직까지 뚜렷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택시업계는 고유가 문제 해결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고 수급불균형과 관련해서도 법령 정비 등이 이루어짐에 따라 한가닥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먼저 택시업계의 고유가대책의 하나인 새로운 택시 차량 도입에 관한 노력을 살펴보자.
업계는 연료절감 등 생존을 위한 자구노력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해  왔으며, 그 대안 중 하나로 소위 친환경·연료절감형 차량으로 통칭되는 하이브리드·전기 자동차와 같은 차세대 기술을 구비한 차량의 택시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관련 법령의 정비를 통해 친환경 차량의 구입 보조금과 같은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있으며, 또한 실제로 개별소비세 및 취·등록세 일부 감면 등과 같은 세제지원을 통해 친환경 차량의 생산 및 보급 촉진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택시업계도 친환경 차량의 도입을 위해 환경부 및 서울시, 현대·기아자동차 등 관련 기관·단체 등과 긴밀한 협의 하에 하이브리드 택시의 시범운행 방안을 검토·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친환경 차량의 택시 도입의 현실화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사안에 대한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1600cc급 LPI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우, 택시 전용 모델이 생산되고 있지 않으며, 그 가격도 대당 2000만원 이상으로 책정돼 있는 등 현실적으로 업계가 본격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세제 지원도 업계의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업계는 완성차업계가 조속히 택시용 친환경 차량 모델을 생산·보급하고, 양산시스템을 구축해 차량가격 및 유지비용의 안정화를 도모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한편 개인택시업계는 택시차량의 개선에 앞서 당장의 LPG가격 안정화에 더욱 힘을 쏟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업계의 총력으로 전에 없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LPG 가격을 지속화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살펴볼 부분은 택시 공급과잉 문제다.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택시수요에 비해 공급은 계속 늘어나 업계의 경영난이 악화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택시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4년 12월 정부는 ‘택시 지역별 총량제 시행방안’을 시달한 바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장의 재량에 따라 총량산정결과가 달라지는 제도적 모순으로 인해 개인택시면허가 남발되는 등의 문제가 초래됐다.  이에 업계의 건의를 받아들인 정부는 ‘택시 지역별 총량제 개선지침’을 마련, 지자체장의 자의적 재량권을 배제토록 기준을 강화했고, 총량산정 주체를 기존의 시장·군수에서 시·도지사로 변경하는 등 객관적인 총량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와함께 ‘택시산업 활성화 당·정 T/F’를 통해 도출된 내용을 반영해  입법발의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가 택시감차를 지원할 경우 국가가 그 일부를 보조토록 하는 조항이 추가돼 택시 공급을 줄이고 택시의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
이는 그동안 정부가 난색을 표해 온 ‘국가재정 투입을 통한 택시의 감차보상’의 길이 열린 셈이다.
그러나 이상에서 언급한 택시 제도개선방안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가지 실질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 첫째가 내년부터 시행될 각 지방자치단체의 택시 총량산정에 있어 무엇보다 ‘객관성’이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택시면허권을 가지고 있는 지방자치단체가 택시증차를 억제해 나갈지 여부와 함께 총량제 심의위원회의 참여주체인 택시사업자 및 노조가 총량결과를 심의함에 있어 저마다의 이해관계를 떠나 객관적인 입장을 견지함으로써 공급과잉을 해결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총량산정 결과 택시감차 필요시 감차보상을 결행할 만한 재정을 지방자치단체가 확보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현행 법률상 총량제 산정결과에 따라 지방자치단체가 감차보상을 할 경우에만 그 일부를 정부가 지원토록 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의 보상이 우선돼야 하나 정부의 지원이 담보되지 않는 이상 현재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자립도를 볼 때 적극적으로 감차를 보상할 만한 여력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부의 2010년 예산안에서 택시 감차보상을 위한 예산이 반영되어 있지 않아 이러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개인택시업계는 감차보상제도를 시행함에 있어 국가와 관할관청의 책임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감차보상 지원비율을 국가는 최소한 50%, 시·도지사는 30%, 시장군수는 30%를 부담토록 하는 내용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령에 명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택시업계를 보는 전문가들은 오랜시간 업계 내부의 ‘뜨거운 감자’인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문제 해소를 통한 경영안정화 및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 업계 외부적으로는 브랜드콜의 단일화를 통한 서비스 혁신 등을 택시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과제로 꼽고 있다.
박종욱기자 pjw2cj@gyotongn.com

"위기의 택시산업, 희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