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한국 택시 위험천만”

서울역 앞에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대기 시간에 택시기사들은 주로 TV나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시청하며 시간을 때웁니다.

하지만 문제는 택시기사들이 주행 중에도 TV를 시청한다는 겁니다.

#인터뷰[김범석(55)/택시기사] “운전 중에 TV를 켜서 좀 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위험하기 때문에 계속해서 TV를 보지 않는다. 택시기사들은 TV 보기를 가능한 자제하려고 한다.”

운전 중 TV시청이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

하지만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은 개인택시기사인 김모 씨가 “주행 중 DMB를 시청했다는 이유로 부과한 과징금을 취소해 달라”며 서울 중랑구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서울시가 이를 단속하는 것이 위법이라는 겁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운전 중 TV를 시청하는 것은 음주운전을 하는 것과 같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김인석/삼성 교통안전문화 연구소 연구원] “운전 중에 TV를 시청하는 것은 전방 주시율을 떨어뜨리는 것뿐만 아니라, 차간 거리 유지와 속도 통제,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 능력을 떨어뜨린다. 이는 술 7잔을 마신 상태, 즉 혈중 알코올 농도 0.10%와 거의 유사한 위험 수준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서울지방 경찰청은 도로가 아닌 TV를 쳐다보는 운전자들 때문에 수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한다고 밝혔습니다.승객들도 우려가 큽니다.

#인터뷰[김동욱(25)/시민] “택시기사의 생명뿐만 아니라 타고 있는 손님의 생명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택시기사가 주행 중에 TV를 시청한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이에 대한 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면, 이와 관련한 법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 수많은 나라에서는 주행 중 TV 시청이 불법입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주행 중 TV를 시청하는 택시기사를 단속하는 것이 ‘기업활동 규제를 완화하는 특별조치법’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는데요. 안전보다 기업활동을 우선시 하는 한국의 법 체계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아닷컴 최정아입니다.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