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에서 운행중인 전기택시의 모습.

[투데이에너지 조대인 기자] LPG연료를 사용하고 있는 택시에 대한 정부의 정책이 ‘이랬다, 저랬다’하고 있어 택시업계가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11년부터 감차 등으로 2,000여대 감소하고 있는 LPG를 연료기반으로 하는 택시가 에너지정책에 따른 정부의 타 연료전환 시험무대가 되고 있어 동네북이라는 불만과 함께 일관된 정부 정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LPG를 주 연료로 하고 있는 택시에 대해 정부에서는 보조금이나 지원금 등을 앞세워 에너지가격이 변동하거나 정책적 이유가 있을 때마다 CNG나 경유를 기반으로 한 택시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데 이어 이제는 전기와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는 시범사업을 또다시 진행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예산 지원을 바탕으로 대구시는 지난 2012년, 강원도는 2014년 CNG택시 개조 시범사업 또는 지원사업을 진행했지만 충전소를 비롯한 인프라 부족과 LPG가격 인하에 따른 경제성 악화로 거의 대부분의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었다.

2023년까지 2만5,000대의 CNG택시를 운영하겠다는 국토부의 CNG택시 개조지원사업은 택시연료 다변화를 통해 연료비를 절감시켜 택시업계의 경영상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하는 정책사업이었지만 택시업계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해 지난해 11월 운행중 CNG택시가 498대로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불구 올해 9,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국토부는 대구시를 통해 클린디젤택시, 즉 경유택시 시범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에서 경유차량에서 내뿜는 디젤배출가스를 1급발암물질로 지정했지만 이같은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국토부는 지난 2012년 클린디젤택시 시범사업을 강행,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시민단체에서는 국민건강 등을 위해 바람직한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들을 쏟아냈었다.

정부는 CNG나 경유택시에 이어 이제는 전기나 수소연료전지택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인 또는 개인택시업계에서는 현재 인프라 부족과 함께 충전대기시간 등을 이유로 전기나 수소연료전지택시 시범사업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보이고 있다.

운전습관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LPG를 1회 72리터 충전할 경우 주행거리가 400~500km가 되지만 전기차는 1회 충전에 따른 주행거리가 150~160km에 불과해 장거리 손님은 사실상 태울 수 없고 단거리 손님에 의존해야 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급속충전기의 경우 40분에서 1시간, 완속충전기의 경우 6시간 충전을 해야 돼 전기충전을 위한 대기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고 통상 전일 또는 2~3교대를 하는 택시업계의 현실에서 근무시간이 줄 뿐 아니라 승객을 많이 태울 수 없어 사납금 또는 전액 납부가 여의치 않다.

시범사업을 통해 현재 102대의 전기택시가 운행되는 제주도에서는 지난해 12월 100대 운행 기념발대식을 가진 바 있고 올해들어 울산에서는 수소연료전지택시 15대를 운행하고 있다.

또 서울에서는 법인택시 35대, 개인택시 35대 등 총 70대의 전기택시가 운행되고 있으며 대구에서는 50대, 대전에서는 1~2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정책 또는 예산 지원을 통해 전기택시를 도입했지만 이같은 문제 때문에 전기택시차량을 반납 할 수도 없어 일부에서는 업무용 차량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도 없지 않다고 귀뜸했다.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따른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하는 국제사회의 약속, 또 정책적 이유와 명분 등의 측면에서 택시 연료가 꼭 LPG라야 되고 CNG나 경유, 전기, 수소연료전지 등 다양한 연료를 접목하려는 정부 정책과 사업추진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할 수는 없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경영현실에 대한 고려와 함께 경제성, 환경성 등 다양한 요건을 종합 판단해 추진하는 것이 국민혈세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LPG와 택시 등 관련 업계에도 생존 방안을 마련해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판매된 수송용 LPG수요는 351만5,000톤으로 218만5,114대 등록된 LPG자동차 가운데 6.6%를 차지하는 택시가 LPG판매량의 40%인 약 150만톤에 못미치는 물량을 사용하고 있어 충전소 등 LPG업계에서는 택시에 대한 연료정책이 변화될 때마다 노심초사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국토부는 인프라 확충을 위해 수소, LPG와 CNG, 전기충전소와 휴게 기능을 한 곳에 융합한 복합 휴게소를 상반기 중에 조성하는 한편 미세먼지 저감,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기차, 수소차의 고속도로 통행료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배기량 또는 크기로 구분하는 중형택시 기준을 바꿔 현재 르노삼성자동차의 SM3 전기차만 중형택시인 것을 앞으로는 닛산 LEAF,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수소차량인 투싼도 중형택시로 인정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