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를 누비던 해금강택시가 멈춰선 지 80여 일이 지났다. 지난 6월 7일 파업에 들어간 지 어느덧 85일째를 맞았지만 아직 변화는 없다. 초라한 천막 아래 큼지막하게 쓰인 파업 일수만 매일 달라지고 있었다.

27일 거제시 사등면 해금강택시를 찾아 파업 중인 택시기사들을 만났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해금강택시분회(이하 해금강택시분회)는 택시기사 10명은 운전석이 아닌 천막을 지키고 있다.

해금강택시는 전액관리제와 함께 소정근로시간별 기준금을 한 달 422만 원으로 설정했다. 기준금을 내야 월급이 나오고, 2021년부터는 승객이 탑승할 때만 근무시간으로 인정해줘서 택시기사들은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백세정 해금강택시분회 위원장은 "우리는 전액 수납 대신 최저임금을 받아야 하는데 기준금을 높여서 사실상 전액관리제가 아니라 택시회사에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사납금제에 가깝게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거제시는 지난 7월 해금강택시가 과도한 실적 기준을 잡는 등 전액관리제를 위반했다고 보고 과태료 500만 원을 부과한 바 있다.  그러나 거제시는 지난해 조사에서는 해금강택시에 전액관리제 위반 처분을 내리지 않았다. 

거제시 교통과 택시 담당은 "해금강택시 전액관리제 위반 여부를 검토하면서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과도한 실적으로 급여를 준다는 점을 문제삼아 위반 여부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종원 해금강택시 대표는 "지난해 조사를 받을 때 관련 행정기관에서 전액관리제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며 "이제 와 전액관리제 위반이라고 하는 건 억울한 측면이 있어 행정소송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액관리제 위반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점이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됐다. 고용노동부 통영지청에서 단체협약 및 근로기준법 위반 등을 조사하는 등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해결이 쉽지 않다. 

2019년부터 3년째 교섭에 난항을 겪어 단체협약도 제자리다. 노사는 서로가 교섭을 회피했다면서 책임을 미루고 있다. 지난 2월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노사 이견이 너무 크다면서 임금 교섭 조정 종료를 결정했다. 

한 조합원은 "한 달에 월 150만 원은 들어가는데 통장에 돈은 다 날아가서 없고, 대출받아서 쓰고 있다"며 "우리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데 3개월 이상 파업이 길어지면 생계가 곤란해진다"고 토로했다. 

/김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