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발표한 심야 택시난 대책을 두고 택시 노동조합이 실효성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위원장 구수영, 이하 민주택시)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 4일 국토교통부는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플랫폼 운송사업(타입1) 활성화 ▲개인택시 부제 해제 ▲전액관리제 폐지 검토·논의 ▲법인택시 리스제(도급제) 도입 ▲법인택시 파트타임 근로계약 허용 등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심야 택시 공급 확대를 유도할 거라고 밝혔다.

민주택시는 타입1 활성화와 개인택시 부제 해제 등 차량 공급 확대 정책을 두고 “택시 총량제와 감차 정책은 이미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타다 활성화’로 불리는 타입1 활성화는 모든 택시단체에서 가장 반발을 사고 있는 부분이다. 타입1은 플랫폼 업체가 직접 차량을 확보해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2020년 4월 여객자동차법 개정에 따라 허가제로 운영 중이다.

법 개정은 VCNC가 운영하는 타다로부터 촉발했다. 2018년부터 타다는 택시와 다름없는 운송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대형 렌터카라는 이유로 차량총량제 등 관련법 적용을 받지 않은 채 운수 사업을 이어갔다. 각종 규제를 적용 받는 기존 택시업계를 중심으로 불공정 논란이 일었고, 그에 따라 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른바 ‘플랫폼 사업 제도화법’ 혹은 ‘타다 금지법’이다. 직후 타다는 사업성이 떨어진다며 당시 주력 서비스였던 ‘타다 베이직’을 중단했다.

현행 여객자동차법 따라 플랫폼 업체가 타입1 서비스 허가를 받으려면 기존 택시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운송 수요를 창출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고, 택시 업계와 상생을 위한 기여금을 내야 한다. 이 기준을 대폭 낮추기 위해 국토부는 “사회적 대타협”을 거친다는 방침이지만, 택시4단체(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동조합연합회)의 반발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액관리제 폐지도 쟁점이다. 민주택시는 “불법 사납금제를 지원하고 권장하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전액관리제는 사납금제를 폐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사납금은 택시운전기사가 하루 운행수익 중 회사에 지급하는 금액으로, 액수가 지나치게 높아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원인으로 지적받아왔다.

리스제 도입에는 “택시노동자를 불법 도급기사나 특수고용직으로 전락시키고, 임금 한 푼 없이 유류비와 사고비, 차량구입비와 수리비를 비롯한 온갖 운송비용을 부담시키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택시 리스제는 법인택시 회사가 운송사업 면허와 택시를 기사에게 빌려주고 임대료(리스비)를 받는 제도다. 택시회사가 기사를 직접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택시와 유사하다. 그러나 여객자동차법과 택시발전법은 면허 대여를 금지하고 있다. 국토부는 규제샌드박스를 활용한 한시적으로 도입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택시는 “심야 택시 승차난은 그동안 심야 운행의 주역을 담당해왔던 법인택시노동자들이 2019년말 대비 서울에서 1만 명, 전국에서 3만 명 떠났기 때문”이라며 “떠나간 택시노동자들을 택시현장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획기적이고 실질적이며 안정적인 생활임금 보장대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해결된다”고 했다.

아울러 민주택시는 정부가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강행할 경우 택시 총궐기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실질적 생활임금보장 위해 '택시준공영제' 필요성 제기

민주택시노조가 정부의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에 대해 반발했다. 이들은 해당 대책이 남은 기사들까지 떠나보낼 위험한 대책이라며 실질적인 생활임금보장을 위해 택시준공영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이하 민주택시노조)은 18일 서울시 서대문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내놓은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에 대해 "그나마 법을 지키는 사업주와 성실한 전액관리제 기사들까지 떠나보낼 위험한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 4일 △택시부제 탄력 운영 △특정시간대 파트타임 근로 허용 △심야 한정 법인택시 리스제 △플랫폼 운송사업 활성화 등 심야 택시난 완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날 민주택시노조는 정부가 내놓은 택시난 완화 대책에 대해 "모순으로 가득한 정책"이라고 날을 세웠다.

먼저 특정시간대 파트타임 근로 허용에 대해서는 "여객운송 안전과 공공성을 무시하고 떠나간 택시노동자의 처우개선은커녕 알바기사로 전락시키는 졸속 대책"이라며 "오히려 불법도급기사만 양산해 심야 도급택시를 성행시켜 사건·사고만 증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택시호출료와 요금 현실화에 대해서도 요금인상분을 어떻게 택시노동자 임금인상에 반영할 것인지, 어떻게 사납금 인상을 방지할 것인지, 불법사납금을 얼마나 철저히 관리·감독할 것인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택시노동자들이 떠나간 핵심 원인은 열악한 처우 외에도 실효성 없는 택시총량제와 자율감차정책, 무분별한 양수자격 완화로 인해 개인택시에 대한 희망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며 "전액관리제 재검토와 인센티브제 부활, 리스제를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운운한다면 도급기사 이외 성실한 택시노동자 어느 누가 희망을 품고 택시운전에 종사하겠다고 돌아오겠는가"라고 말했다.

플랫폼 운송사업 활성화에 대해서도 "정부가 택시시장을 고스란히 플랫폼사업에 넘겨주는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한다"며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법인택시 노사를 이해관계가 상반된 대책만 내놓고 택시가족들을 갈라치고 분열시켜 택시노동자를 죽이는 정책만 추구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거듭 비판했다.

민주택시노조는 정부가 떠난 택시 노동자들이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실질적이고 안정적인 생활임금보장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택시준공영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떠난 법인택시 노동자들에게 생활임금을 안정적으로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대안은 택시준공영제"라며 "진정한 택시인력대란 해결과 택시운송의 공공성 실현을 위해 택시노동자들에게는 준공영제가 답"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