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택시운송조합 내달부터 성과급 명목 30% 납입 강요
기사들 "소득 줄어 생계위협" 조합측 "파산위기 해소 차원"

인천지역 법인택시기사의 근로의욕이 바닥으로 치닫는다. 법인택시 회사가 기사들에게 추가 수익금 중 무려 30%를 납입하도록 강요하기 때문이다. 떨어진 근로의욕은 인천택시 서비스 질까지 낮추면서 시민 불편만 가중될까 걱정이다.

22일 택시업계에 따르면 택시월급 기사는 기본급과 추가 입금액으로 월급을 정한다. 현재 카카오에 가입한 법인택시기사 기본급은 25일 동안 날마다 18만5천 원을 입금하면 월 160만 원을 받는다. 일반법인택시 기본급은 1일 15만 원을 입금하면 110만 원이다. 여기에 사납금을 내고 추가로 벌어들인 수익금을 합해 법인기사 월급여를 정한다. 추가 수익금으로 100만 원을 버는 카카오택시기사는 월 260만 원을, 일반택시기사는 210만 원을 달마다 가져가는 구조다.

하지만 법인기사 월급여가 줄어들 전망이다. 인천시택시운송사업조합에서 지난 15일 추가 수익금 30%를 기사들한테 더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택시기사 성과급 산정은 택시조합에서 2020년 지역 노사합의를 체결한 뒤 마련한 임금협정서를 근거로 한다. 조합에 가입한 법인 대표들은 9일 연명부에 서명하면서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사들은 3월부터 추가 수입금 중 30%를 회사에 입금해야 한다.

문제는 30%를 추가 입금하면 택시기사 실소득이 감소하면서 근로의욕도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럴 경우 열악한 처우로 서비스 질이 낮아져 택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소득 감소로 현장을 떠나는 기사가 늘어날 경우 택시대란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재 지역 법인택시 5천385대 중 1천 대가량이 멈춰 선 상태다. 의무휴업하는 택시 부제 해제로 애써 메운 택시 부족 현상이 또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법인택시기사 A씨는 "요즘 세상에 대부업 대출도 30% 이하다. 법인 대표들이 연명부로 위장한 매출 담합을 했다. 과도한 착취로 현장을 떠나는 기사가 늘어나면 결국 택시대란으로 이어지게 된다. 열악한 택시기사의 수입을 줄여 생계를 위협하는 이 같은 행태는 해서는 안 될 범죄"라고 반발했다.

조합 관계자는 "택시업계는 장기간 경기 불황에 더해 각종 운송원가 인상, 세금, 제수수료 납부 따위로 파산위기에 몰렸다"며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려고 2020년 노사합의에서 마련한 임금협정서 성과급 산정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재균 기자 ajk@kiho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