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육운특집=택시와 버스 차고지난 해소방안 없나
	2009-12-31 11:04:57
		-비싼 땅값, 높은 임대료, 도시재개발로 차고지난 갈수록 심각 -서울택시 차고지 172개사 주거지역위치, 144개사 임대운영 -전세버스사 96% 차고지 임대, 그나마 구하기도 어려워 -장의버스 차고지 기피시설로 낙인찍혀 갈 곳이 없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공영차고지 조성으로 차고지난 덜어 -택시와 버스업종 모두, 그린벨트내 차고지 설치 허용요구 -공영차고지 확대, 공동차고지 건설 및 시설지원금 제도도 거론돼 -도시계획시설로 함께 조성해 주민친화적인 시설로 만들어야한다는 지적도 ▲ 대도시 여객운송사업의 그늘, 차고지 문제 버스와 택시 등 여객운수업종의 차고지난이 가실 줄을 모르고 있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의 차고지 문제는 각 업종별로 당면 현안이지만 시내버스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면허기준에 일정한 보유차고 면적과 관련 운송부대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해진 면적의 차고지를 확보해야하는 업종은 고속과 시외직행 및 농어촌 버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전세와 장의버스, 택시, 자동차 대여업 등에 이르고 있다. 이중 고속과 시외직행, 농어촌 버스는 차고지가 있어야 하는 주사무소가 대도시에 위치하지 않아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에 차고지를 갖춰야 하는 사업용 차량은 도심 재개발은 물론 시외곽마저 개발확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차고지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차고지로 쓸만한 나대지를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 차고지들도 도심 재개발에 따라 수용당하고 대체부지를 찾지못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체부지를 찾는다해도 땅값이 지나치게 높아 이를 개별업체나 사업자단체에서 사들여 차고지로 조성하기도 쉽지않은 실정이다. 더구나 기존 차고지나 새로 들어서려는 차고지 후보지역도 소음과 공해를 유발하고 교통 혼잡을 일으키며 재산가치를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기피시설로 낙인찍혀 지역주민들에게는 상시적인 집단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비와 세차를 할 수 있고 휴게실과 교육훈련 시설을 갖춘 차고지는 시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수송을 위해서나, 여객운수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반시설이다. 이처럼 필수 시설임에도 차고지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버스와 택시 등 여객운송업의 낙후성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 이는 다시 대시민의 쾌적하고 건전한 운송기능을 약화시키고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차고지 문제가 이처럼 큰 현안이지만 이에 대한 연구나 공론화 작업 등 문제해결의 축적과정이 거의 없고 , 각 지자체나 해당 운수업체에게만 맡겨져 있어 생활에 밀접한 여객운송업의 기반을 무너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고지 문제가 가장 심각한 서울지역의 버스와 택시를 중심으로 이 문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의 요구와 대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택시와 개인택시 지난 11월30일 오후 5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현장민원을 듣기위해 서울 금천구 시흥동 OK택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서울택시조합(이하 조합)의 김명수 이사장은 택시사업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택시차고지 문제를 제기하고 그린벨트내 택시차고지 허용 등을 담은 건의서를 국민권익위 측에 전달했다. 이처럼 택시사업자 단체에서 가장 우선적인 민원으로 제기할만큼 택시 차고지난은 심각한 실정이다. 조합에 따르면, 255개 서울택시 회사 중 법인이나 대표자 소유보다 임대가 더 많은 141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은 55.3%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택시는 평균 보유대수가 90대 정도로 일정한 차고지 면적이 필요하지만 이처럼 절반을 넘는 임대 비중에다가 높은 임대료때문에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음성적인 도급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업계내부로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더구나 택시 차고지가 일반주거지역에 입지하는 경우가 255개 업체 중 172개사에 달한다. 이에따라 뉴타운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기존에 주거지역에 위치한 차고지<삼화택시 사진>는 대부분 밀려나고 있고, 기존 차고지를 팔아도 세금을 납부하면 같은 가격으로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체부지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는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요구 외에도 기존 차고지가 수용당하면 대체부지를 마련해 줄 것과 서울시가 조성하는 공영차고지의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법인택시에 비해 서울개인택시는 차고지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면제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 이어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서울에서도 사업용 차량 1대를 소유한 개인택시와 용달화물자동차 사업자의 차고지의무가 면제된 것이다. 시의회와 관련 업계는 이번 면제 조례안이 마련됨에 따라 서울개인택시가 차고지 확보의무를 면제받게 돼 영세운송사업자들의 차고지부담 비용을 덜어줄 것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서울개인택시는 차고지 확보의무화에 따라 해당 차고지에 주차하지 않으면서 증명서만 돈을 주고 제출해 이중부담이 된다는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앞서 2008년 국토해양부는 면허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지역의 교통상황이나 주차여건 등을 감안해 조례로서 개인택시나 용달화물의 차고지 확보의무를 면제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 공포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인택시와 용달화물에 대한 차고지 면제가 이뤄졌거나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 전세버스와 장의버스 지난해 12월 10일에 열린 서울전세버스조합 단체장 선거에서 3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이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으로 차고지 문제가 거론됐다. 이번에 당선된 김태화 이사장은 서울시 공영차고지 입주활용노력과 대형차고지 건설, 수도권 인접 시․도에 차고지 허가 추진을 제시했다. 또 김익수 후보는 공영차고지 입주, 전세버스 전용터미널 설치, 서울․경기․인천지역의 주차장과 차고지 공유협력을 제시했고, 손준용 후보는 공동차고지 확보를 공약했다. 이처럼 각 후보가 저마다 차고지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은 사업자들이 차고지에 대해 절박함을 느끼는 이유로 풀이된다. 이어 대형차고지를 비롯 전용터미널이나 공동차고지 건설까지 공약한 것은 이미 개별 사업자가 차고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감당능력을 훨씬 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개별적인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벗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세버스 회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업체 등록기준대수인 20대 이상을 박차할 수 있는 720㎡(240평) 규모의 나대지를 서울시내에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이러한 부지를 구하기 어렵고 토지가 있다하더라도 매년 상승하는 땅값 때문에 구입비용이 막대해 회사 소유의 차고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전세버스사업자단체인 서울전세버스조합(이하 조합) 관계자는 “3.3㎡당 최소 500만원만 계산해도 차고지 구입비용에 12억원 이상이 들고 이마저도 토지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재개발 등의 영향으로 쓸만한 차고지 후보지를 물색하기 어려운데다 기존 임대차고지의 임대료마저 상승해 업체가 이를 감당하기 쉽지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탄천 등 한강변에 주․박차를 의존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이마저도 환경문제나 한강르네상스 사업, 4대강 정비사업 때문에 이를 비워야 하기때문에하 ‘전세버스 차고지 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미 전세버스는 한강변 주차장으로도 부족해 주택가나 도로변에 세워놓다가 민원과 단속의 집중 대상이 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내 전세버스 업체의 96% 이상이 차고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가능한 공영주차장과 차고지가 없어 주거시설과 인접해 있는 개인주차장을 차고지로 등록해 이용하는 경우 각종 민원마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세버스 업계는 고질적인 차고지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선거공약에서 나온 것처럼 서울시가 건설한 공영차고지 에 입주가 가능하도록 할 것과 공동차고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 더 크게는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제도적인 뒷받침을 바라는 것은 전세버스 업계가 차고지 문제를 감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세버스가 관광보다는 출퇴근이나 학생단체 수송 비중이 높아 대중교통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업계는 그동안 전세버스가 유흥이나 소비업종으로 인식돼 대중교통보조기능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고 업체마저 갈수록 영세해져 각종 정책에서 소외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차고지 등 각종 전세버스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수여객인 장의버스의 차고지 문제도 심각하다. 장의버스가 생활필수 시설이면서도 시민에게 기피대상인데다 지난해부터 입주가 가능해진 서울지역 공영차고지도 들어갈 공간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특수여객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등록기준이 1대 이상으로 대당 차고면적은 대형차량의 경우 36∼40㎡, 중형은 16∼23㎡를 확보해야하지만 영세 사업자가 이같은 차고지를 서울에서 구입하기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조합은 공영차고지 입주가 가능하도록 서울시와 시의회를 설득한 결과 조례개정을 통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 이어 장의버스도 입주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서울지역 공영차고지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만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새로 건설하는데도 예산과 부지확보, 민원 해결에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 주차담당관 관계자의 답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00대 가량이 가입된 서울시 특수여객조합은 강남과 강북 두 곳에 특수여객공영차고지의 조성을 올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박재연 과장은 “현재 공영차고지는 수용공간이 없는데다 들어가려해도 다른 업종의 운수종사자들이 기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특수공영차고지를 만드것을 올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은 특수공영차고지가 조성되면 특수여객의 집적화와 시설물 공동사용 등으로 민원발생을 줄이고 운수종사자의 근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시내에 산재한 기존 특수여객자동차 차고지를 대체하는 도시환경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은 또 연합회와 함께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을 요구해나갈 계획이다. 대도시내에서 차고지 부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차고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여객운수업종 중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공영차고지로 돌파구를 찾고 있어 그나마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나은 편이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나서 시 외곽의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공영차고지를 확대해 차고지난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영차고지엔 마을버스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건설된 공영차고지는 10개(37만3959㎡)로 인가된 서울버스 8900(시내버스 7600대+마을버스 1300여대)여대 중 2969대인 약 33%를 수용하고 있다. 나머지 5900여대(52만8330㎡)는 144개소의 일반차고지에서 감당하고 있다. 공영차고지는 차고지난이 생김에 따라 1990년대 후반부터 서울시가 건설하기 시작했고 이어 2000년부터 하나씩 완공돼 이처럼 서울버스의 차고지난을 덜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서울시는 서초구 염곡동과 금천구 시흥동에도 공영차고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로와 금천구 권역, 서초와 강남구 지역에는 공영차고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 큰 규모의 공영차고지보다는 100대 정도 박차가 가능한 중소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는 큰 규모의 공영차고지는 이미 시외곽 거점에 차례로 마련한데다 부지를 구하기도 어렵고 교통혼잡마저 발생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천구에 마련하는 차고지도 1만240㎡로 박차대수가 100대 규모다. 이전에 마련된 공영차고지는 10곳 중 7곳의 박차규모가 200～400대에 달했다. 송파차고지는 박차규모가 499대(5만6233㎡)로 가장 크고 이어 은평 438대(4만6399㎡), 중랑 359대(5만1475㎡), 양천 340대(4만7450㎡), 강서 333대(5만6493㎡), 장지 304대(2만5330㎡, 사진), 강동 275대(3만4326㎡)다. 나머지는 3곳은 도봉 178대(3만294㎡), 진관 150대(1만6529㎡), 상암 94(9430㎡)대다. 공영차고지가 필요한 이유는 또 일반 버스차고지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일반차고지는 144개소에 52만8330㎡로 대당 87㎡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영차고지를 통해 대당 100㎡로 개선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는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기위해 도시계획사업으로 기존차고지가 수용될시 대체차고지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공영차고지를 만드는데도 시간과 비용소요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시 주차계획담당관 관계자는 “공영차고지 1곳을 만드는데 공사기간은 얼마안되지만 민원문제와 토지보상 때문에 최소 3-5년이 걸린다”며 “더구나 서초구 염곡동의 기존 차고지 토지를 매입하는데 평당 2000만원이 드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공영차고지 조성은 서울시가 건설해온 것처럼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시관계자의 지적이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도 공영차고지가 대부분 시외곽에 위치해 있고 확대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머지는 해당 업종의 사업자 단체나 개별회사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 심각한 차고지 문제의 대안은 없는가? 택시와 버스의 공통된 요구는 대도시에서 차고지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내버스와 화물차처럼 그린벨트내 차고지설치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법령 개정 등에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과 함께 공영차고지 확대와 입주, 공동차고지 건설, 인접 시․도에 차고지 설치추진 등을 다음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 공영차고지 입주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외에도 법인택시, 전세 및 장의버스 업계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허용한다해도 아직 수용공간이 부족하고, 공영차고지 1개를 건설하는데 4-5년이 소요되는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버스와 택시 업계는 차고지난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공영차고지 건설의 지속적인 확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공동차고지나 대형차고지 건설은 전세버스 등 일부 업종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공동차고지는 대도시의 경우 부지매입 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자체나 정부에서 해당 업종의 사업자단체나 업체를 대상으로 빌려주는 ‘그린(Green)차고지 시설 지원금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업계 일각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차고지 만드는데 시설지원금을 빌려주는 대신 이를 소음이나 교통정체를 더는 중소규모로 곳곳에 분산해 여러개를 만들고 지역주민과의 친화적일 되도록 녹색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차고지를 도심내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위해 기피시설인 차고지 건설시 해당지역과 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도심 인근의 거주지역에서 공원이나 체육시설 등 도시계획 시설을 만들때 차고지를 함께 만들어 생활친화적인 시설로 조성하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강상욱 박사는 “버스터미널이나 택시차고지같은 것을 시외곽에 둘 것이 아니라 도심인접한 곳에 도시계획시설로 함께 세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택시와 버스 차고지난 해소방안 없나 

 2009-12-31 교통신문  

  -비싼 땅값, 높은 임대료, 도시재개발로 차고지난 갈수록 심각

-서울택시 차고지 172개사 주거지역위치, 144개사 임대운영

-전세버스사 96% 차고지 임대, 그나마 구하기도 어려워

-장의버스 차고지 기피시설로 낙인찍혀 갈 곳이 없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공영차고지 조성으로 차고지난 덜어

-택시와 버스업종 모두, 그린벨트내 차고지 설치 허용요구

-공영차고지 확대, 공동차고지 건설 및 시설지원금 제도도 거론돼

-도시계획시설로 함께 조성해 주민친화적인 시설로 만들어야한다는 지적도

▲ 대도시 여객운송사업의 그늘, 차고지 문제

버스와 택시 등 여객운수업종의 차고지난이 가실 줄을 모르고 있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의 차고지 문제는 각 업종별로 당면 현안이지만 시내버스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면허기준에 일정한 보유차고 면적과 관련 운송부대시설을 갖추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해진 면적의 차고지를 확보해야하는 업종은 고속과 시외직행 및 농어촌 버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전세와 장의버스, 택시, 자동차 대여업 등에 이르고 있다.

이중 고속과 시외직행, 농어촌 버스는 차고지가 있어야 하는 주사무소가 대도시에 위치하지 않아 그나마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서울 등 대도시에 차고지를 갖춰야 하는 사업용 차량은 도심 재개발은 물론 시외곽마저 개발확장이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차고지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차고지로 쓸만한 나대지를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 차고지들도 도심 재개발에 따라 수용당하고 대체부지를 찾지못하는 경우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마땅한 대체부지를 찾는다해도 땅값이 지나치게 높아 이를 개별업체나 사업자단체에서 사들여 차고지로 조성하기도 쉽지않은 실정이다.

더구나 기존 차고지나 새로 들어서려는 차고지 후보지역도 소음과 공해를 유발하고 교통 혼잡을 일으키며 재산가치를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기피시설로 낙인찍혀 지역주민들에게는 상시적인 집단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비와 세차를 할 수 있고 휴게실과 교육훈련 시설을 갖춘 차고지는 시민의 안전하고 쾌적한 수송을 위해서나, 여객운수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반시설이다. 이처럼 필수 시설임에도 차고지 마련이 갈수록 어려워짐에 따라 버스와 택시 등 여객운송업의 낙후성을 촉진하는 요인이 되고 있고, 이는 다시 대시민의 쾌적하고 건전한 운송기능을 약화시키고 승객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차고지 문제가 이처럼 큰 현안이지만 이에 대한 연구나 공론화 작업 등 문제해결의 축적과정이 거의 없고 , 각 지자체나 해당 운수업체에게만 맡겨져 있어 생활에 밀접한 여객운송업의 기반을 무너트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차고지 문제가 가장 심각한 서울지역의 버스와 택시를 중심으로 이 문제의 현황을 살펴보고 이들의 요구와 대안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 택시와 개인택시

지난 11월30일 오후 5시 이재오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현장민원을 듣기위해 서울 금천구 시흥동 OK택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서울택시조합(이하 조합)의 김명수 이사장은 택시사업자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택시차고지 문제를 제기하고 그린벨트내 택시차고지 허용 등을 담은 건의서를 국민권익위 측에 전달했다.

이처럼 택시사업자 단체에서 가장 우선적인 민원으로 제기할만큼 택시 차고지난은 심각한 실정이다.

조합에 따르면, 255개 서울택시 회사 중 법인이나 대표자 소유보다 임대가 더 많은 141곳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은 55.3%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택시는 평균 보유대수가 90대 정도로 일정한 차고지 면적이 필요하지만 이처럼 절반을 넘는 임대 비중에다가 높은 임대료때문에 경영악화 요인으로 작용해 음성적인 도급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가 업계내부로부터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더구나 택시 차고지가 일반주거지역에 입지하는 경우가 255개 업체 중 172개사에 달한다.

이에따라 뉴타운 등 각종 개발사업으로 기존에 주거지역에 위치한 차고지<삼화택시 사진>는 대부분 밀려나고 있고, 기존 차고지를 팔아도 세금을 납부하면 같은 가격으로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대체부지를 마련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택시업계는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요구 외에도 기존 차고지가 수용당하면 대체부지를 마련해 줄 것과 서울시가 조성하는 공영차고지의 입주를 희망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는 법인택시에 비해 서울개인택시는 차고지 문제를 해결했다. 지난해 12월 18일 면제 조례안이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 이어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서울에서도 사업용 차량 1대를 소유한 개인택시와 용달화물자동차 사업자의 차고지의무가 면제된 것이다.

시의회와 관련 업계는 이번 면제 조례안이 마련됨에 따라 서울개인택시가 차고지 확보의무를 면제받게 돼 영세운송사업자들의 차고지부담 비용을 덜어줄 것으로 보고있다.

그동안 서울개인택시는 차고지 확보의무화에 따라 해당 차고지에 주차하지 않으면서 증명서만 돈을 주고 제출해 이중부담이 된다는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앞서 2008년 국토해양부는 면허권자인 지방자치단체장이 해당지역의 교통상황이나 주차여건 등을 감안해 조례로서 개인택시나 용달화물의 차고지 확보의무를 면제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해 공포했고 이에 따라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서 개인택시와 용달화물에 대한 차고지 면제가 이뤄졌거나 관련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 전세버스와 장의버스

지난해 12월 10일에 열린 서울전세버스조합 단체장 선거에서 3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이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으로 차고지 문제가 거론됐다.

이번에 당선된 김태화 이사장은 서울시 공영차고지 입주활용노력과 대형차고지 건설, 수도권 인접 시․도에 차고지 허가 추진을 제시했다.

또 김익수 후보는 공영차고지 입주, 전세버스 전용터미널 설치, 서울․경기․인천지역의 주차장과 차고지 공유협력을 제시했고, 손준용 후보는 공동차고지 확보를 공약했다.

이처럼 각 후보가 저마다 차고지 공약을 들고 나온 것은 사업자들이 차고지에 대해 절박함을 느끼는 이유로 풀이된다. 이어 대형차고지를 비롯 전용터미널이나 공동차고지 건설까지 공약한 것은 이미 개별 사업자가 차고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감당능력을 훨씬 지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개별적인 회사가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벗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전세버스 회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업체 등록기준대수인 20대 이상을 박차할 수 있는 720㎡(240평) 규모의 나대지를 서울시내에서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이러한 부지를 구하기 어렵고 토지가 있다하더라도 매년 상승하는 땅값 때문에 구입비용이 막대해 회사 소유의 차고지를 확보하기 어렵다.

전세버스사업자단체인 서울전세버스조합(이하 조합) 관계자는 “3.3㎡당 최소 500만원만 계산해도 차고지 구입비용에 12억원 이상이 들고 이마저도 토지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재개발 등의 영향으로 쓸만한 차고지 후보지를 물색하기 어려운데다 기존 임대차고지의 임대료마저 상승해 업체가 이를 감당하기 쉽지않은 실정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탄천 등 한강변에 주․박차를 의존하는 비율이 높았는데 이마저도 환경문제나 한강르네상스 사업, 4대강 정비사업 때문에 이를 비워야 하기때문에하 ‘전세버스 차고지 대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미 전세버스는 한강변 주차장으로도 부족해 주택가나 도로변에 세워놓다가 민원과 단속의 집중 대상이 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서울시내 전세버스 업체의 96% 이상이 차고지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가능한 공영주차장과 차고지가 없어 주거시설과 인접해 있는 개인주차장을 차고지로 등록해 이용하는 경우 각종 민원마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따라 전세버스 업계는 고질적인 차고지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선거공약에서 나온 것처럼 서울시가 건설한 공영차고지 에 입주가 가능하도록 할 것과 공동차고지 건설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또 더 크게는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제도적인 뒷받침을 바라는 것은 전세버스 업계가 차고지 문제를 감당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전세버스가 관광보다는 출퇴근이나 학생단체 수송 비중이 높아 대중교통 기능을 분담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서다.

업계는 그동안 전세버스가 유흥이나 소비업종으로 인식돼 대중교통보조기능으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지 못하고 업체마저 갈수록 영세해져 각종 정책에서 소외되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것이 차고지 등 각종 전세버스 문제해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특수여객인 장의버스의 차고지 문제도 심각하다. 장의버스가 생활필수 시설이면서도 시민에게 기피대상인데다 지난해부터 입주가 가능해진 서울지역 공영차고지도 들어갈 공간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특수여객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등록기준이 1대 이상으로 대당 차고면적은 대형차량의 경우 36∼40㎡, 중형은 16∼23㎡를 확보해야하지만 영세 사업자가 이같은 차고지를 서울에서 구입하기에는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조합은 공영차고지 입주가 가능하도록 서울시와 시의회를 설득한 결과 조례개정을 통해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 이어 장의버스도 입주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서울지역 공영차고지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만 수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고, 새로 건설하는데도 예산과 부지확보, 민원 해결에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당장의 수요를 충족시키기는 어렵다는 것이 시 주차담당관 관계자의 답변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00대 가량이 가입된 서울시 특수여객조합은 강남과 강북 두 곳에 특수여객공영차고지의 조성을 올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키로 했다.

박재연 과장은 “현재 공영차고지는 수용공간이 없는데다 들어가려해도 다른 업종의 운수종사자들이 기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를 통해 특수공영차고지를 만드것을 올해 중점사업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합은 특수공영차고지가 조성되면 특수여객의 집적화와 시설물 공동사용 등으로 민원발생을 줄이고 운수종사자의 근무여건을 개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도시내에 산재한 기존 특수여객자동차 차고지를 대체하는 도시환경개선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합은 또 연합회와 함께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을 요구해나갈 계획이다. 대도시내에서 차고지 부지를 구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차고지난에 시달리고 있는 여객운수업종 중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는 공영차고지로 돌파구를 찾고 있어 그나마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나은 편이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시내버스는 서울시가 나서 시 외곽의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공영차고지를 확대해 차고지난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공영차고지엔 마을버스도 수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건설된 공영차고지는 10개(37만3959㎡)로 인가된 서울버스 8900(시내버스 7600대+마을버스 1300여대)여대 중 2969대인 약 33%를 수용하고 있다. 나머지 5900여대(52만8330㎡)는 144개소의 일반차고지에서 감당하고 있다.

공영차고지는 차고지난이 생김에 따라 1990년대 후반부터 서울시가 건설하기 시작했고 이어 2000년부터 하나씩 완공돼 이처럼 서울버스의 차고지난을 덜어주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서울시는 서초구 염곡동과 금천구 시흥동에도 공영차고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구로와 금천구 권역, 서초와 강남구 지역에는 공영차고지가 없기 때문이다. 또 큰 규모의 공영차고지보다는 100대 정도 박차가 가능한 중소규모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는 큰 규모의 공영차고지는 이미 시외곽 거점에 차례로 마련한데다 부지를 구하기도 어렵고 교통혼잡마저 발생하기 때문이다.

향후 금천구에 마련하는 차고지도 1만240㎡로 박차대수가 100대 규모다. 이전에 마련된 공영차고지는 10곳 중 7곳의 박차규모가 200～400대에 달했다.

송파차고지는 박차규모가 499대(5만6233㎡)로 가장 크고 이어 은평 438대(4만6399㎡), 중랑 359대(5만1475㎡), 양천 340대(4만7450㎡), 강서 333대(5만6493㎡), 장지 304대(2만5330㎡, 사진), 강동 275대(3만4326㎡)다. 나머지는 3곳은 도봉 178대(3만294㎡), 진관 150대(1만6529㎡), 상암 94(9430㎡)대다.

공영차고지가 필요한 이유는 또 일반 버스차고지의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일반차고지는 144개소에 52만8330㎡로 대당 87㎡에 불과하기 때문에 공영차고지를 통해 대당 100㎡로 개선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시는 공영차고지를 조성하기위해 도시계획사업으로 기존차고지가 수용될시 대체차고지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하지만 공영차고지를 만드는데도 시간과 비용소요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시 주차계획담당관 관계자는 “공영차고지 1곳을 만드는데 공사기간은 얼마안되지만 민원문제와 토지보상 때문에 최소 3-5년이 걸린다”며 “더구나 서초구 염곡동의 기존 차고지 토지를 매입하는데 평당 2000만원이 드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공영차고지 조성은 서울시가 건설해온 것처럼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시관계자의 지적이다.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도 공영차고지가 대부분 시외곽에 위치해 있고 확대하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머지는 해당 업종의 사업자 단체나 개별회사에서 해결해야하는 문제로 남아있다.

▲ 심각한 차고지 문제의 대안은 없는가?

택시와 버스의 공통된 요구는 대도시에서 차고지를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내버스와 화물차처럼 그린벨트내 차고지설치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법령 개정 등에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그린벨트내 차고지 허용과 함께 공영차고지 확대와 입주, 공동차고지 건설, 인접 시․도에 차고지 설치추진 등을 다음 대안으로 거론하고 있다.

서울 공영차고지 입주는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외에도 법인택시, 전세 및 장의버스 업계도 요구하고 있으나 이를 허용한다해도 아직 수용공간이 부족하고, 공영차고지 1개를 건설하는데 4-5년이 소요되는 문제가 남아있다.

하지만 버스와 택시 업계는 차고지난을 조금이라도 덜기위해 공영차고지 건설의 지속적인 확대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공동차고지나 대형차고지 건설은 전세버스 등 일부 업종에서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이다. 공동차고지는 대도시의 경우 부지매입 비용이 워낙 크기 때문에 지자체나 정부에서 해당 업종의 사업자단체나 업체를 대상으로 빌려주는 ‘그린(Green)차고지 시설 지원금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업계 일각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차고지 만드는데 시설지원금을 빌려주는 대신 이를 소음이나 교통정체를 더는 중소규모로 곳곳에 분산해 여러개를 만들고 지역주민과의 친화적일 되도록 녹색개념을 도입하자는 것이다.

아울러 차고지를 도심내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위해 기피시설인 차고지 건설시 해당지역과 주민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도심 인근의 거주지역에서 공원이나 체육시설 등 도시계획 시설을 만들때 차고지를 함께 만들어 생활친화적인 시설로 조성하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의 강상욱 박사는 “버스터미널이나 택시차고지같은 것을 시외곽에 둘 것이 아니라 도심인접한 곳에 도시계획시설로 함께 세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