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노동자의 희망-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택시뉴스

ㆍ작성자	민주택시
ㆍ작성일	2010/11/15

ㆍ조회: 3190

서울역 택시도어 서비스 자원봉사 인터뷰

서울역 '택시 도어서비스', 그 안에 이런 깊은 뜻이~

택시기사 '이정훈', 그가 쉬는날마다 서울역에 가는 까닭

오영진 택시희망뉴스

“택시의 어려움을 풀기위해 우리가 먼저 친절해 봅시다” 라는 슬로건을 걸고 사단법인 택시친절센터에서 시작한 서울역 택시도어 서비스. 택시기사들의 작은 실천에 대해 언론 등에서는 찬사를 보내고 있지만 정작 택시기사들은 반응이 없다. 택시도어서비스 자원봉사에 참여하겠다는 지원자가 거의 없는 상태다.

“서울역 택시도어서비스가 무슨 말입니까?” 라는 질문에 쉬는 날 서울역에서 손님들이 택시를 탈 때 문을 열어주는 서비스라고 말하자 대부분의 택시기사들은 “손님은 손이 없나요? 문을 열어주게..,” “그런다고 택시가 좋아집니까?”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한국사회에서 택시기사가 택시손님을 맞을 때 문을 열어줘야 할 정도의 서비스는 지나치다는 인식이 지배적인 듯 싶다. “택시를 살려내라” 며 절규하던 노,사 모두 승객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접근, 즉 손님을 택시편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절규’ 에는 전혀 생각이 없는 것이다.

택시도어 서비스 자원봉사에 나서는 인원이 극소수에 불과하지만 봉사자 중 몹시 특별한 사람이 한 명 있다. 서울개인택시 이정훈(47세. 강동지부) 씨다. 그는 쉬는날이면 어김없이 3일에 한 번씩 서울역을 찾아 택시도어서비스에 임한다.

도어서비스에 나서고 있는 이정훈씨에게 “쉬는날마다 도어서비스에 나오면 부인께서 좋아하지는 않으실 텐데...,” 라고 기자가 묻자 그는 소박한 웃음을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내 애인같은 택시를 위해서라면..., 못할 이유도 없지요.”

인터뷰를 극구 사양하는 이정훈씨. 그의 잔잔한 목소리를 지면에 실어본다.

-. 개인택시기사님들은 쉬는날 운동을 생명처럼 생각하는데..., 쉬는날마다 도어서비스에 나오면 운동을 아예 못하는 것 아닌가? 집에서 좋아하지는 않을 텐데?

"손님 짐 들어주고 문을 열고 닫고 할 때 운동량이 꽤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계속해서 움직여야 되니까 서울역에서 운동한다 생각하면 되지 않겠나..., 그리고 도어서비스 끝나면 바로 수영장으로 달려가서 운동을 하고 귀가 한다. 집사람이야 좋아하겠나? 하지만 내 직업이 택시고 택시가 좋아질 수 있도록 봉사를 하겠다는데 집사람도 그 진정성에 대해 이해를 해주는 것 같다. 늘 고맙게 생각한다.

-. 도어서비스를 통해 택시가 얼마나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 믿나?

"이렇게 한다고 얼마나 좋아지겠나? 하지만 쉬는 날 나와서 도어서비스를 하면서 내 마음의 만족을 느끼게 된다. 택시가 상당히 어렵다. 이 어려운 현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겠나? 지금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나? 고민했을 때..., 뭐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많은 택시기사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 봉사를 마치고 귀가할 때 참 기쁘다."

-. 도어서비스를 하면서 승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외국인 손님들은 원더풀을 외친다. 외국인들은 한국에 오기전 택시를 잘못타면 골탕 먹는다는 왜곡된 정보를 갖고 한국을 방문한다고 들었다. 의외의 서비스에 놀라는 표정들이다. 서비스 장면을 사진 찍는 외국인들을 여럿 봤다.

내국인들은 “참 이상한 사람들이네. 별일 다보겠네” 라는 표정을 짓는다. 우리 택시에 대한 지금 R지의 이미지가 그대로 반영된 표정이 아닌가 싶다. 택시기사들도 모두 고맙다는 표정을 짓는다. 어디에서 나왔냐고 묻는 택시기사님, 서울역보다 인천공항이 더 큰 문제니 그곳에 가서 도어서비스를 하라는 기사님도 계시다."

-. 이정훈씨는 평소에도 손님에게 친절한 편인가? 솔직히 말해 달라. 택시기사의 친절, 그 정의를 내려달라.

"친절하다는 평가를 내 자신에게 내리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불친절하지 않은 것 만해도 사실 손님들은 친절한 것으로 쳐 준다. (웃음)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택시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택시기사가 욕먹지 않고, 참 좋은 사람들이다 라는 소리를 많이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마음속에서 친절이 나오지 않겠나?

내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손님에게 친절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해본다. 지금까지 택시운전을 하면서 내린 결론인데, 손님이 원하는 친절은 편안하게 택시를 타고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택시기사가 말을 많이 하는 것을 싫어한다. 손님이 하는 말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이 바로 서비스다."

-. 서울역에서 도어서비스를 하면서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나?

"서울역에서 대부분의 손님들은 일반 중형택시를 이용하려고 한다. 그러다보니 도어서비스를 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모범택시기사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 도어서비스 때문에 택시기사들이 행선지를 묻지 않고 태우면서 손님들은 빠르게 승차를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모범택시 쪽으로 갈 필요가 없게 된다. 모범기사들이 강하게 항의를 하기도 한다. 승차거부가 조금씩 일어나야 자기들에게도 몫이 온다고 생각을 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모범택시기사들은 일반 중형택시기사들이 승차거부를 하기를 바라니 말이다."

-. 도어서비스에 참여하는 기사님들이 많지 않은것 같은데?

"아까도 말했지만 내 만족을 위해서 기꺼이 이일을 한다. 택시기사들중에 모범옷 입고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하는 분들이 많다. 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런데 거리에서 교통정리 자원봉사도 하면서 우리 택시 좋게 만들자고 도어서비스 하자는데 참여를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이해를 할 수 없다. 우리 일 아닌가?"

-. 서울역 택시도어서비스가 언론에 많이 소개되고 있다. 빗속에서 비를 맞고 이정훈씨가 도어서비스를 하는 장면이 언론에 떠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언론에 내 얼굴이 뜨기를 바라지 않는다. 지금 하고 있는 이 인터뷰도 솔직히 부담스럽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택시도어서비스가 언론에 소개되고 택시기사들이 이렇게 노력하고 있다는 식으로 보도되는 것이 싫지는 않다. 우리 택시업계에 도움이 되니 말이다. 빗속에서 도어서비스를 한 적이 있다. 나 혼자 한게 아니라 개인택시 동료들이 함께 했었다."

▲ 이정훈씨가 빗속에서 택시도어시비스를 하고 있다. © 택시희망뉴스

-. 서울역 택시도어서비스는 언제까지 할 생각인가?

"내가 개인택시 가조다. 가조 쉬는날이면 무조건 오후 4시에 나와 서울역에서 도어서비스를 해볼 생각이다. 함께 할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는데 그게 좀 아쉽다. 어쩌겠나 다들 어려운데...,"

-. 서울에서 택시운전을 오랫동안 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 올바른 택시정책 대안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드린다.

"택시어려움은 정치권이나 사업자들, 운전기사 모두에게 조금씩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택시의 수급 불균형을 정상으로 돌려놔야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권이나 정부도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할 때가 됐다. 지하철 버스처럼 택시도 똑같은 대우를 바라지는 않겠다. 그러나 한국택시가 세계인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조건이 정착되도록 지원 해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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