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본부(본부장 구수영)는 지난 3월 21일 안양에서 경찰이 요금 시비로 택시기사를 폭행하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한데 대하여 경악을 금치 못하며 정부는 철저한 사인 규명과 처벌은 물론이고 택시운행 현장에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택시노동자들의 폭행 피해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강구할 것을 촉구한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시 40분 안양시 동안구 비산동 놀이터 부근에서 택시기사 양모(47)씨와 택시요금 시비를 벌이다 양씨를 폭행치사한 혐의로 구로경찰서 이모(45) 경위를 구속하였다고 한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이모 경위가 ‘돈 주면 될꺼 아니야’라고 하며 노상에서 택시기사의 멱살을 잡고 흔들었고, 택시기사가 바닥에 쓰러져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이 경위는 전날 동료와 술을 마신 뒤 만취 상태에서 귀가하다 이런 일을 저질렀고  사건 현장에서 100m쯤 떨어진 놀이터에 숨었다가 출동한 경찰에 체포되었다고 한다.

   언론이 최근 잇따라 발생한 경찰의 비행에 초점을 맞추어 보도함으로 인하여 택시기사들의 빈번한 폭행 피해 사례가 빈번하다는 사실과 형사처벌 외에 재발방지대책은 사실상 부재하다는 문제점은 묻히고 있어 매우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직접적 사인이 심근경색이라면서  직접적 폭행치사 혐의 사실이 축소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언론은 이번 사건이 택시노동자의 무고한 목숨을 앗아갔고 매일 밤마다 전국 곳곳의 택시운행 현장에서 30만 택시가족들의 피해사례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현실에 주목하기 바란다. 2007년 개정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시행으로 버스나 택시 운전자 폭행 시 3년이상 징역이나 2천만원 이상 벌금으로 처벌이 강화되었지만 이런 사실을 잘 알거나 실제로 구속엄단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다. 하루하루 운송수입금에 생업을 의존하는 현실에서 경찰서 진술에 시간을 허비하여 하루 영업을 망치고 쌍방사건으로 변질되기 일쑤여서 손해가 막심하다. 더구나, 피해사건이 가해사건 보다 훨씬 많고 심각함에도 정부와 언론은 가해사건만 부각시키고 최근 “AIDS택시기사” 처럼 과도한 표현까지 동원해 전체 택시기사들이 파렴치한 것처럼 매도하는 현실이다.

   형사처벌이나 보호격벽에만 의존하는 것은 근시안적 미봉책에 불과하다. 택시운전자가 국민의 존중과 신뢰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운행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켜 정부가 택시의 공공성을 적극 관리하고 육성해야 한다.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거듭 촉구한다.

                                                        2009. 3. 23

                                      전국운수산업노동조합  민주택시본부